미국 쿠바 국교정상화…`쿠바 봉쇄정책 실패` 인정

미국과 쿠바가 53년 만에 역사적인 국교정상화에 합의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미국은 대(對) 쿠바 관계의 새로운 길을 모색하기 위한 역사적 조치들을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국교를 단절한 1961년과 마찬가지로 쿠바는 여전히 카스트로 일가와 공산당이 통치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똑같은 정책을 계속 하면서 다른 결과를 낳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또 "쿠바를 붕괴로 몰아가는 것은 미국의 국익에도, 쿠바 국민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어떤 나라를 실패한 국가로 몰아붙이는 정책보다 개혁을 지지하고 독려하는 것이 더 낫다는 교훈을 어렵게 얻었다"고 덧붙였다.
이는 미국이 반세기 넘게 추진해온 대 쿠바 봉쇄정책이 실패했다고 공식적으로 인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은 수개월 내에 쿠바 수도 아바나에 대사관을 재개설하고 양국 정부의 고위급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미국 정부는 로베르타 제이콥슨 국무부 서반구 담당 차관보가 이끄는 대표단이 내년 1월 아바나를 방문해 미·쿠바 이민대화를 가질 방침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민문제를 비롯해 의료, 마약퇴치, 환경보호, 인신매매, 재난대응 등에서도 쿠바 정부와 적극적으로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국무부와 상무부에 각각 쿠바의 테러지원국 해제와 쿠바여행 및 송금 관련 규제 개정을 지시했다.
다만 기업과 민간 여행은 당분간 규제가 계속될 것이며 가족방문이나 공무출장, 취재, 전문연구, 종교, 교육 인도적 지원 등 12개 분야에 한해서는 미국인의 쿠바 방문을 허용할 방침이다.
이번 미국-쿠바 국교 정상화엔 남미 출신인 '프란치스코 교황'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과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에게 편지를 보내 양국에 수감된 포로 석방을 부탁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국교정상화를 선언하는 기자회견에서 프란치스코 교황과 가톨릭교회의 역할에 감사의 뜻을 전달했다.
바티칸도 성명을 통해 "양국 정부가 최근 역사에서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외교관계를 정상화하는 역사적 결정을 내린 것을 축하한다"고 말했다.
미국 쿠바 국교정상화, 53년 만에 국교 정상화했네. 미국 쿠바 국교정상화, 프란치스코 교황이 큰 역할 했네. 미국 쿠바 국교정상화, 정치·경제 등 다방면에서 제재 풀었네.
[매경닷컴 속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