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흑인 또 피격사망에 주민 반발…퍼거슨 인근 버클리서 이틀 연속 시위
미국 미주리주(州) 소도시 퍼거슨 인근에서 10대 흑인 청년이 백인 경찰관의 총에 맞아 숨지는 사건이 또 발생하자 주민들이 이틀 연속 항의 시위를 벌이며 반발했습니다.
당국은 비무장 상태의 흑인이 경찰에 체포되는 과정에서 사망한 앞선 사건들과 달리 이번 사건의 사망자는 경찰에 먼저 총을 겨눴다며 현장 영상을 잇따라 공개하는 등 상황을 진정시키려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24일(현지시간) AP통신, CNN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흑인 안토니오 마틴(18)이 경찰관의 총격을 받고 사망한 퍼거슨 인근 버클리시의 주유소에는 23일에 이어 24일에도 주민들의 항의 시위가 이어졌습니다.
주민 300여명은 사건 당일인 23일 저녁 마틴이 숨진 주유소로 몰려와 경찰을 향해 돌을 던지며 격렬하게 항의했습니다.
경찰관 50여명이 후추 스프레이를 뿌리며 진압에 나섰고, 시위 참가자 4명을 연행했습니다.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에도 시위는 이어졌습니다. 주민들은 이날 저녁 주유소에 모여 항의시위를 한 뒤 인근 고속도로까지 행진했고, 이로 인해 일대 교통이 마비됐습니다.
버클리시와 경찰 당국은 사망한 흑인 마틴이 사건 당시 절도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관에게 먼저 총을 겨눠 정당방위 차원에서 총격이 이뤄졌다고 해명하고 당시 상황을 세가지 다른 각도에서 촬영한 감시 카메라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영상에는 10대 청년 2명이 주유소 건물 안에서 주차장으로 걸어나오는 모습과 때마침 도착한 순찰차에서 경관이 내려 이들을 불러세우고 말을 거는 모습, 청년들 가운데 마틴으로 보이는 1명이 경관 쪽으로 다가선 뒤 손을 들어올려 무언가를 겨누는 장면 등이 담겼습니다.
영상에 나타나지 않지만 해당 경관은 마틴에게서 물러서면서 총 세 발을 쏘았고 마틴은 현장에서 즉사했다고 경찰은 설명했습니다. 마틴 외의 다른 청년은 도주했습니다.
경찰은 마틴이 당시 권총을 들고 있었다며 현장에서 수거한 9㎜ 구경 권총 사진을 따로 공개했습니다. 마틴이 총을 쏘지는 않았지만 약실과 탄창에는 6발의 탄약이 들어있었습니다.
마틴은 또한 폭행 관련 3건에 무장 강도, 불법 무기 사용 등 여러 전과가 있었다고 경찰은 덧붙였습니다.
존 벨머 세인트루이스 카운티 경찰서장은 "누군가 경관에게 총을 겨눴고 시간이 없었다. 우리 대부분은 생명에 위험을 느낄만한 급박한 상황이었다"며 당시 경관이 총 대신 전기충격기(테이저총)나 후추스프레이로 대응하기에는 어려웠다고 말했습니다.
흑인인 시어도어 호스킨스 버클리 시장도 "퍼거슨의 마이클 브라운 사건이나 뉴욕의 에릭 가너 사건과 비교해서는 안된다"며 이번 사건이 비무장 상태에서 피격된 다른 흑인들의 경우와 다르다고 강조하고 주민들에게 시위를 자제해달라고 호소했습니다.
그는 또한 버클리시는 경찰관 9천명 가운데 절반 이상이 흑인이고 최고위직 경찰관 역시 흑인이라며, 흑인 주민이 다수이지만 경찰관은 백인이 대부분이었던 퍼거슨과는 상황이 다르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나 경찰관의 몸에 부착하는 카메라 '보디캠'으로 촬영된 영상이 없어 당시 상황이 더 명확하게 남지 않았다는 점은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허핑턴포스트와 CNN 등은 전했습니다.
마틴에
호스킨스 시장은 보디캠 착용 규정이 도입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해당 경관이 관련 교육을 받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 사건에서 보디캠 미착용이 큰 문제는 아니라고 해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