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클래퍼 미국 국가정보국(DNI) 국장은 7일(현지시간) 북한의 소니 픽처스 엔터테인먼트해킹사건과 관련해 "이번 공격을 통해 북한이 별다른 대가 없이 저비용으로 국제사회의 이목을 끌면서 큰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점을 인식했을 수 있다”며 "이런 인식이 추후에 유사한 행위를 하도록 북한을 부추길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클래퍼 국장은 이날 뉴욕에서 열린 국제 사이버안보 콘퍼런스에서 "사이버 분야는 북한으로서는 최소 비용으로 최대 효과를 끌어낼 수 있는 새롭고 강력한 영역으로, 유사한 공격을 억제하기 위해 북한에 역공을 취해야 했다. 그렇지 않고 그대로 내버려두면 그들은 같은 일을 계속 반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민간기업 부문이 추가 공격에 대비해 사이버 약점을 보완하는 등 스스로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러시아의 사이버 공격도 훨씬 더 정교해 군사적 갈등이 커지면 미국의 인프라스트럭처가 취약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클래퍼 국장은 지난 주말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암살을 주제로 소니가 제작한 영화 '인터뷰'를 봤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1월 7일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인 케네스 배와 매슈 밀러를 데리러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특사 자격으로 방북했던 클래퍼 국장은 이날 콘퍼런스에서 당시 김영철 북한 정찰총국장 등을 만난 일화도 소개했다.
그는 "방북 첫날 이번 소니를 상대로 한 사이버 공격을 감독한 정찰총국의 책임자인 김(영철) 국장과 저녁을 했다. 바로 소니 해킹을 최종적으로 승인한 인물”이라고 말했다.
클래퍼 국장은 김영철이 자신의 가슴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면서 한미 합동 군사훈련이 전쟁 도발이라고 지적했고 자신도 손가락으로 그의 가슴을 가리키면서 남측에 포탄을 퍼붓는 게 최상의 방안은 아니라고 응대했다고 주장했다.
클래퍼 국장은 "북한은 정말로 사방이 포위돼 있다고 믿고 있고 미국을 매일 자기 나라를 침략하려는 적이라고 선동함으로써 지난 60년간 결속을 다져왔으며 신성시하는 최고지도자를 모욕하는 것을 매우 심각하게 여긴다”고 밝혔다.
그는 식사가 끝나자 오바마 대통령이 김 제1위원장에게 보내는 서한을 김영철에게 전달
클래퍼 국장은 자신이 방북 과정에서 본 북한 노동자들은 매우 무표정하고 서로 인사하거나 대화하거나 웃는 것을 한 번도 보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매경닷컴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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