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 미국 정부에 괘씸죄 걸렸나 무슨일이길래

국제 신용평가기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앞으로 1년간 상업용 모기지담보증권(CMBS)신용등급 산정 업무를 못하게 됐다. 또 미국 법무부에는 15억 달러에 달하는 대규모 벌금을 물어야 할 판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증권규제감독당국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S&P의 CMBS 신용등급 산정업무를 1년간 박탈하는 초강경 징계를 빠르면 21일 발표할 예정이라고 20일 전했다. 국제신용평가사가 이같은 중징계를 받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SEC가 문제삼고 있는 것은 지난 2011년 S&P가 진행한 6건의 CMBS신용등급 산정이다. SEC는 당시 S&P가 골드만삭스와 씨티그룹으로부터 CMBS 신용등급 산정을 요청받은 뒤 원칙없이 평가기준을 변경하고 등급산정 방식도 일관되게 적용하지 않는 등 연방증권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신용평가 시장점유율을 높이고 신용평가업무를 더 많이 따내기 위해 자의적으로 CMBS 신용등급 산정방식을 발행업체에게 유리하게 바꿔줬다는게 SEC의 지적이다. 또 로이터통신은 S&P가 지난 2012년 2월 미국 법무부가 S&P와 모회사 맥그루힐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을 법정밖에서 합의하는 조건으로 15억달러의 벌금을 내는 합의안을 이달중 도출할 것이라고 전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발생 직전인 지난 2007년 S&P가 주택담보대출 관련 파생상품에 과도하게 높은 신용등급을 줘 투자자들을 오도했고 결국 투자자들이 대규모 손실을 봤다는게 법무부의 주장이다. S&P는 지난 2011년 8월 미국의 트리플A(AAA) 국가신용등급을 사상 처음으로 강등한 이후 미국 연방정부와 불편한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최근 S&P를 상대로 한 미국 증권감독당국과 법무부의 소송을 미국신용등급을 떨어뜨린 S&P에 대한 괘씸죄 차원의 보복조치로 해석하기도 한다.
[뉴욕 = 박봉권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