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가 올해도 성장을 거듭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글로벌 부동산 '큰손'들이 다시 뉴욕으로 모여들고 있다. 맨허튼 브룩클린 등지의 고층빌딩·아파트 프로젝트에 중국·일본·중동의 부동산개발사·국부펀드 등이 줄줄이 덤벼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는 21일(현지시간) 리얼캐피털애널리스트 자료를 인용해 지난해 미국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외국인투자액이 450억달러(48조7800억원)로 나타나 지난 2007년 470억달러 기록 이후 최고치 달했다고 밝혔다.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후 미국의 부동산투자 시장을 떠났던 글로벌 큰손들이 다시 미국으로 돌아오고 있는 셈이다.
일본의 대형 디벨로퍼인 미쓰이부동산은 뉴욕 맨허튼 서쪽 허드슨야드 지역에 건설되는 14억달러(1조5100억원) 규모 초고층 오피스건설에 2억5900만달러를 투자하기로 최근 결정했다.이 회사가 여지껏 해외에 투자했던 규모 중 가장 크다.
총 51층 규모이며 면적은 12만1000㎡에 이른다. 미국의 가장 큰 상업디벨로퍼 '릴레이티드'의 제프 브라우 CEO는 "최근 2년간 우리는 부동산 투자영역에서 많은 새로운 이름, 얼굴을 목격하고 있다”며 "그간 미국 부동산 투자는 지역의 재벌들과 연기금, 사모펀드가 주도해 왔는데 최근 수익률을 쫓는 아시아와 중동 국유펀드 등 해외 자본들이 주도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가장 적극적인 곳은 역시 중국이다. 중국의 녹지그룹은 뉴욕 브룩클린에서 50억달러에 달하는 아파트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 5대 은행 중 하나인 중국은행은 최근 미 부동산 개발업체인 하인스와 JP모건체이스로부터 6억 달러(약 6613억 2000만원)에 맨해튼 브라이언트파크 인근에 들어설 28층짜리 빌딩을 사들이기로 계약을 맺었다.
중국은행이 이 빌딩을 어떤 용도로 사용할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뉴욕에 있는 미국 지사를 이곳으로 옮길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싱가폴계 투자자는 뉴욕 현대미술관 바로 옆에 32m 높이의 고층빌딩 건설을 추진하고 있고 쿠웨이트 국부펀드는 미쓰이가 허드슨야드에
이같이 해외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는 것은 전세계적으로 유례없던 저금리 현상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아시아에선 가장 큰 투자처로 주목받던 중국의 성장 속도가 점점 정체되고 있는 현상도 한몫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지용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