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MBN |
사우디아라비아의 고(故) 압둘라 국왕(90) 장례식이 23일(현지시간) 수도 리야드에서 거행됐습니다.
이날 새벽 타계한 압둘라 국왕의 장례식은 오후 리야드의 이맘 투르키 빈 압둘라 대사원(모스크)에서 이슬람 전통에 따라 애도 예배 형식으로 간소하게 치러졌습니다.
아랍권 국가의 지도자와 사우디 왕족, 정부 관계자, 이슬람 학자 등 수천명이 이 사원에서 사우디 전통 복장을 하고 추모 예배를 올렸습니다.
장례식에는 셰이크 사바 알아흐마드 알자베르 알사바 쿠웨이트 왕과 셰이크 하마드 빈 칼리파 알타니 카타르 왕, 파흐드 빈 마흐무드 알사이드 오만 부총리 등도 참석했습니다.
압둘라 국왕의 시신은 장례 절차가 끝나고 나서 곧바로 리야드에 있는 알오드 공동묘지에 안장됐습니다.
이 묘지는 일반인 다수도 이용하는 곳입니다.
시신 매장은 특별한 행사 없이 압둘라 국왕의 친인척 남성들에 의해 간단하게 이뤄졌습니다.
이슬람권 국가에서는 이슬람교도가 사망하면 염(殮)을 포함한 간단한 의식을 행하고 나서 보통 24시간 내 매장합니다.
사우디 왕실은 사흘간 외국 사절과 일반인의 공식 조문을 받기로 했습니다.
세계 각국은 압둘라 국왕 타계에 애도를 표시하거나 조문을 위해 외교 사절단을 파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는 조문을 위해 이날 오후 늦게 리야드에 도착했습니다.
터키는 압둘라 국왕의 사망을 애도하기 위해 24일을 '국가 애도의 날'로 지정, 조기를 게양하기로 했습니다.
요르단 국왕 압둘라 2세와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 등 일부 중동 국가 지도자들도 세계 경제 포럼이 열리는 스위스를 떠나 리야드로 향했습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통해 "양국 관계의 중요성에 대한 압둘라 국왕의 확고하고 열정적인 믿음에 감사한다"며 조의를 전했습니다.
이슬람 시아파 맹주로 사우디와 긴장 관계를 유지해 온 이란도 외무부 명의 성명에서 사우디 정부와 국민에게 조의를 표한다며 "이란을 대표해 자바드 자리프 외무장관이 24일 사우디의 리야드를 방문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대변인을 통해 "압둘라 국왕의 죽음은 사우디 국가와 국민에게 큰 손실"이라며 "국왕은 현명하고 일관된 지도자이자 정치인으로 평가받고 자국민에게 존경받아 왔다"고 밝혔습니다.
수니파 대국인 이집트는 앞으로 7일간을 조문 기간으로 정했습니다.
중국과 일본, 영국, 프랑스, 이스라엘, 캐나다, 인도 등도 이날 성명을 내고 압둘라 국왕의 타계에 조의를 표시했습니다.
일부 국가는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80) 신임 사우디 국왕에 기대감을 표기하기도 했습니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살만 국왕은 사우디아라비아의 걸출한 지도자로 생전에 국가 발전과 중동 걸프만 지역의 평화안정을 수호하며 안팎으로 높은 명성을 얻고 중국인민의 좋은 친구로 계속 양국관계 발전을 중시했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이슬람 무장세력은 압둘라 국왕의 사망 소식에 아랍어로 '폭군의 죽음'이라는 해시태그(트위터에서 '#단어' 형식으로 특정 주제를 쉽게 검색할 수 있게 한 기능)를 붙이면서 환호했습니다.
압둘라 국왕은 미국과 손잡고 최근 10년간 알 카에다 등 왕실을 전복하려는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에 대한 단속에 나서 상당수를 투옥하고, 사형에 처해 이들로부터 '미국의 하수인'이라는 비난을 받았습니다.
사우디는 최근 미국 주도 서방연합군의 이슬람국가(IS) 공습에도 참여했습니다.
자신을
또 다른 이용자는 복면을 한 남성이 칼을 들고 주황색 죄수복을 입은 압둘라 국왕을 참수하려는 사진을 올리고 "그는 이런 방식으로 죽어야 했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