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세기 역사의 버거왕국 위기는 어디까지 갈까.
최근 실적부진의 '늪'과 저임금 노동자들 반발로 곤욕을 치르는 미국의 거대 패스트푸드체인 맥도날드가 이번엔 유럽에서 1조원이 넘는 탈세 스캔들에 휩싸였다. 최근 CEO를 경질하고 감원에 나서는 등 안간힘에도 불구하고 시시각각 새 위기가 닥치는 셈이다.
25일(현지시간) 영국 자선·시민단체 워온원트(War on Want)는 맥도날드가 지난 2009년부터 2013년까지 4년간 유럽에서 10억유로(약 1조2500억원)의 세금을 탈루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발표했다. 이 단체는 유럽공공서비스노조연맹(EPSU)과 유럽농식품및관광노조연합(EFFAT), 미 서비스업종사자국제노조(SEIU) 등 단체와 협동해 이번 사건을 조사했다.
이 단체는 "맥도날드가 영국과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 벌어들이는 자금에 대한 세금을 줄이기 위해 유럽 본사를 영국에서 스위스로 옮겼다”며 "매출 대부분을 법인세가 낮은 룩셈브루크 자회사로 집계하는 방식으로 세금을 회피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당시 룩셈브루크에는 단 13명의 직원이 일하고 있었지만 매출은 37억유로에 달했다.
유럽연합(EU) 위원회는 이같은 보고서를 접한후 조사 착수가능성을 시사했다. 리카도 카르도소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대변인은 "집행위는 세금 회피와 탈세를 퇴치하는 일을 최우선으로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의혹은 가뜩이나 실적부진과 조직개편 등으로 뒤숭숭한 맥도날드에 '엎친데 덮친격'이 되고 있다.
맥도날드는 지난해 4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7% 감소하고 주당 순이익은 0.27달러 줄어
[이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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