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자본론’의 저자 토마 피케티의 다음 책은 ‘21세기 교육론’이 될까.
피케티 파리경제대 교수가 최근 “경제성장 정체와 부의 불평등이 과도한 자본 편중 때문”이라는 기존 입장에서 한발짝 물러난데 이어 불평등의 주범으로 교육기회 불평등을 새삼 강조하면서 발빠른 ‘갈아타기’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일각에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중산층 경제학’에 편승해 새로운 마케팅을 시도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피케티는 23일(현지시간) 시사주간지 빅싱크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과도한 학자금대출이 향후 경제성장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미국이 젊은이들에게 보다 많은 기회 균등을 촉진시키고 교육에 접근할 수 있는 기회를 평등하게 분배하기를 원한다면 이 학자금 대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것이야 말로 장래 미국 경제 성장을 더 높이는 동시에 균형잡힌 성장을 이룰 수 있는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학업을 중단하는 이유는 많지만, 그중 학자금 부담이 가장 큰 결정 요인”이라며 “과도한 학자금 부담이 교육 접근성을 저해하고 향후 기회와 소득 불균형을 야기시킨다”고 주장했다.
이런 그의 주장은 지난 10일(현지시간) 자신의 21세기 자본론에 대한 ‘부연설명서’격인 추가논문을 공개하면서 일부 핵심 내용을 수정했던 것과 일맥상통한다. 그는 당시 논문에서 “지난 100년간 불평등은 100년전에 비해 크게 완화됐다”며 “자본수익률이 경제성장을 웃도는 소득과 부의 편중은 지난 100년간을 설명하는 데 부적합하다”고 밝혔다. 대신 그는 “지난 100년간은 교육과 기술의 영향이 더 컸다”고 부연했다.
피케티 교수가 최근 ‘자본’보다 ‘교육’에 집중하는 것은 미국 사회에서 ‘교육기회 확대’ 문제가 이슈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현재 미국에서 학자금 대출을 지고 있는 인구는 4300만명에 이르고 그 규모도 사상 최대치를 꾸준히 갱신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1월 연두교서를 통해 연 50만달러 이상 고소득층 가구에 대한 증세를 통해 거둬들인 재원을 중산층 교육재원으로 활용할 것을 선언하고 지난 10일에는 학자금 융자 학생에 대한 보호조치를 발표하기도 했다.
특히 피케티 교수는 이번 인터뷰에서 그는 “올초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제안한 학자금 대출에 대한 정부 자금 지원이야말로 이 문제에 접근하는데 가장 정당화될 수 있는 대책”이라며 대놓고 오바마 대통령을 띄워줬다.
오바마 정부 정책에 편승해 ‘새로운 마케팅
[이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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