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중국에서 사용되는 수퍼컴퓨터의 핵심 부품들에 대해 수출 금지조치를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표면적으로는 군사적 목적으로 사용된다는 이유를 내세웠지만 최근 페이스북·구글·트위터 등 미국의 인터넷 기업들이 중국에서 접속 차단으로 줄줄이 철수한데 대한 ‘보복조치’라는 해석에 무게가 실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9일(현지시간) 미국 정부가 중국 창사, 광저우, 톈진과 창사시 소재 중국 국방과학기술대학 등에 설치된 수퍼컴퓨터 ‘천하-2’에 사용되는 인텔 프로세서 등 미국산 칩의 수출을 금지했다고 보도했다.
‘천하-2’는 중국 국립국방대학교가 중국 IT 업체인 인스퍼(Inspur)와 공동 구축한 시스템으로, 인텔 프로세서를 사용한다.
인텔의 대변인인 척 뮬로이는 “지난 가을 중국 수퍼컴퓨터 프로젝트에 대한 칩 공급 면허를 신청했지만 정부가 허가를 거절했다”고 밝혔다. 허가 거절 이유는 “미국 안보나 대외정책에 반하는 활동에 사용된다”는 것이다. 그간 수퍼컴퓨터에 대한 군사적 사용 우려는 줄곧 제기됐지만 직접 수출제한 조치를 취한 적은 없었다.
그러나 여론은 구글·페이스북·트위터 등 미국 IT회사들이 최근 중국 정부의 반테러 활동조치에 의해 접속이 차단되는 등 어려움에 직면한 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중국 정부에 “부적절한 조치”라며 공격하고 나선
수퍼컴퓨터는 종종 무기연구나 암호해독, 날씨예보 등 다양한 과학연구에 사용되며 미국이 압도적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반면 ‘천하-2’의 개발담당 관계자들은 “순수하게 게놈연구 등과 같은 과학 목적으로만 대부분 사용된다”고 반박했다.
[이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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