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이미테이션 게임’ 주인공의 실존인물이자 세계 2차 대전 당시 나치 암호를 해독해 연합군 승리를 도운 앨런 튜링의 수학노트가 102만5000 달러(약 11억3000만원)에 낙찰됐다.
로이터통신은 13일(현지시간) 59쪽 분량에 달하는 이 노트가 미국 뉴욕 본햄스 경매에서 시작 2분만에 팔렸다고 보도했다.
경매를 통해 최초로 공개된 이 노트에는 튜링이 나치 암호를 해독하기 위해 적은 수학공식, 컴퓨터과학 관련 공식 등이 포함돼있다. 튜링은 지난 1942년 동료 수학자이던 로빈 갠디에게 이 노트를 전했으며 이후 킹스칼리지 기록보관소에서 보관돼 왔다.
카산드라 해튼 본햄스 과학사 전문 연구원은 “이처럼 높은 가격에 튜링의 노트가 낙찰된 것은 그의 업적의 중요성이 증명된 것”이라며 “이번 경매를 통해 튜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오늘날 컴퓨터의 바탕이 된 ‘튜링 기계’를 발명한 수학 천재 튜링은 영국의 승전에 기여했지만 1952년 동성애 혐의로 체포됐다. 이로 인해 화학적 거세를 당한 그는 2년 뒤 자살했다. 튜링이 죽은지 60년이 지난 2013년 앨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은 그를 특별사면했다.
[박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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