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개발국 오지 주민들에게 인터넷 접속을 무료로 제공하기 위한 ‘인터넷닷오그’ 계획이 ‘망중립성’(Net-neutrality) 위반 논란에 휩싸여 휘청거리고 있다.
망중립성이란 통신업체가 서비스나 콘텐츠나 이용자에 대해 망 속도나 가격에 있어서 특혜나 차별 대우를 해서는 안 된다는 통신 규제정책 원칙이다. 아무리 박애주의적 관점의 무료 인터넷 접속이라도 이런 원칙에 예외가 될 수 없다는 논란이 일면서 당초 무료 서비스를 제공했던 업체들이 이탈하고 있는 것이다.
인도에서는 지난 2월 인터넷닷오그 무료 서비스가 개시됐다.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빙 검색엔진, 위키피디아, 타임스오브인디아 등 30여개 업체들이 ‘릴라이언스 커뮤니케이션스’라는 통신업체와 제휴해 인도 저소득층 주민들에게 일부 인터넷 접속을 공짜로 제공한 것이다.
그런데 최근 클리어트립, NDTV 등 일부 업체들이 인터넷닷오그에서 탈퇴했다. 망중립성 원칙을 지지하는 인터넷 콘텐츠 기업이 망중립성 논란이 있는 공짜서비스에 기반한 계획에 참여할 수 없다는 것이 이들이 내세운 이유였다.
그러자 박애주의 관점에서 인터넷 닷오그를 강력 지지하고 이를 주도하고 있는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16일(현지시간) “가난한 사람들이 인터넷에 아예 접속할 수 없도록 하는 핑계로 망중립성이라는 명분이 이용돼서는 안 된다”고 강하게 반박하고 있다. ‘보편적 접속’과 망중립성이라는 두 원칙은 공존할 수 있으며 또 공존해야만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미국, 인도 등의 정보기술(IT) 전문매체들의 의견은 제로 레이팅이 망중립성 원칙에 위배되는 것은 사실이
미국에서는 작년부터 일부 통신업체들이 병목 현상이 심한 일부 콘텐츠 사업자들의 서버에 ‘급행 차선’을 제공하는 것을 두고 논란이 일다가 최근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는 이런 급행 차선이 망중립 원칙에 위배되는 것이라는 결정을 내렸다.
[이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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