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최대은행 도이체방크, 자회사 포스트방크 떼어낸다

독일 최대은행 도이체방크가 자회사 포스트방크를 분사할 계획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침체기를 걷고 있는 금융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 것이다.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당초 소매금융 전체를 분사하는 것도 고려했지만 포스트방크만 매각하고, 도이체방크 자체 소매금융은 부유층들을 위한 프라이빗뱅킹(PB)에 집중하기로 했다. 포스트방크는 1100개 지점을 갖고 있는 금융회사로, 지난 2008년 도이체방크가 60억유로의 자금을 들여 인수했다.
도이체방크 이사회는 가능한 시나리오를 2가지로 압축했다.
첫번째는 포스트방크의 지분 6%를 향후 18개월 동안 나누어 매각하고 본래의 소매금융 부문은 부유층에게 집중하는 방안이다. 동시에 도이체방크는 투자은행(IB) 부문 자산의 5분의 1인 1600억유로 규모를 축소한다. 이자율 트레이딩 및 프라임 브로커리지 사업부문을 축소할 확률이 가장 높다. 바젤Ⅲ 시행에 따른 규제 강화를 피하기 위한 방책이다.
두번째 시나리오는 더 적극적인 방법으로 법인을 아예 둘로 나누는 것이다. IB와 자산운용, 글로벌 거래은행을 담당 법인과 소매금융 담당 법인으로 분리하는 나누는 방식이다. 작업이 완전히 완료되기까지는 2년반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
도이체방크가 이같이 사업전략을 변경하는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자본규제가 강화된데다 지역은행들과의 경쟁으로 소매금융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독일은 지역 저축은행 및 신용카드 발달로 여타 유럽국가에 비해 소매금융의 수익성이 낮은 편이다.
최대 주주들 대부분은 포스트뱅크 지분을 매각하는 방안을 환영했다. 지난 15일 이사회에서도 최종 방안은 결정되지 않았지만 8명의 이사회 멤버들 역시 전략변경에 적극적이다. 전문가들은 도이체방크가 소매금융을 완전 떼어내고 미국 경쟁사인 골드만삭스와 같은 순수한 IB로 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셉 디커슨 제프리 애널리스트는 최근 보고서에서 “도이체방크는 소매금융을 버려야 한다”며 “골드만삭스를 본보기로 삼을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덕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