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가 소프트 패치(일시적 경기침체)와 소프트 인플레이션(저물가상승률) 수렁에 빠진 상태다. 연준 기준금리 인상시점이 뒤로 밀리고 속도도 느려질 것이다.”
월가 최고 분석기관으로 평가받는 뱅크오브어메리카(BoA)메릴린치 글로벌리서치팀의 이단 해리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미국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금리인상 시점을 최대한 늦출 것으로 전망했다.
22일 뉴욕 맨해튼 한국은행 사무소에서 열린 뉴욕특파원 간담회 자리에서 해리스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미국내 임금이 오름세를 보인다고 해서 인플레이션이 덩달아 연준목표치(2%) 수준까지 올라설 것으로 기대하기 힘들다”고 잘라 말했다. 해리스 이코노미스트는 “시장은 실업률이 떨어져 노동시장 유휴노동력이 줄면 임금상승 압박이 커지고 곧바로 인플레이션이 위쪽으로 방향을 잡을 것으로 쉽게 생각한다”며 “하지만 과거만큼 임금상승과 인플레이션간 상관관계가 크지 않다”고 지적했다. 실업률이 4% 아래로 확 떨어져 노동시장이 정말 타이트(tight, 노동력 구하기가 힘들어지는 상황)해지면 인플레이션 압력을 키울수 있겠지만 현재 고용시장이 이정도까지는 아니라는 진단이다. 반면 유가 등 원자재가격 하락에 따른 디스인플레이션 압력과 강달러발 수입물가 하락으로 인플레이션 하향압박이 오히려 더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때문에 올해는 물론 내년까지도 연준이 원하는 2% 인플레이션 목표를 달성하기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달 미국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정례회의때 자넷 옐런 연준의장은 인플레이션이 목표치 2%에 다가선다는 합리적인 확신이 들때까지는 기준금리를 인상하지 않겠다고 밝힌바 있다.
또 해리스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을 너무 늦춰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는 위험보다는 조기금리 인상에 따른 미국경제 침체 가능성을 훨씬 더 큰 위험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리인상 시점을 놓쳐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더라도 금리 인하 등을 통한 대처수단이 많은 반면 경기가 고꾸라질 경우, 제로금리 상태에서 추가금리 인하가 불가능하고 재정정책도 여의치 않아 일본식 장기불황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일시적으로 인플레이션이 연준 목표치 위로 튀어오르더라도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을 최대한 늦추는 출구전략(수퍼슬로우 엑시트)를 펼칠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다만 해리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인플레이션이 연준 목표치 2%에 근접하지 않더라도 연준이 연내(9~12월에)에 금리를 인상할 확률을 65%로 높게 봤다. 연준이 수차례에 걸쳐 시장에 연내 기준금리 인상 신호를 준만큼 신뢰 유지차원에서 상징적 수준의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이라는 진단이다. 앞으로 달러강세가 지속되면 저인플레이션이 더 심화되는 만큼 연준이 내년으로 기준금리 인상시점을 넘길수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해리스 이코노미스트는 가능성을 배제할수 없다고 답했다. 해리스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경제가 1분기에 1.5% 성장에 그치겠지만 2분기에는 3.5% 성장을 하는 등 큰 폭으로 반등 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도 “만에
[뉴욕 = 박봉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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