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글로벌 증시가 연일 랠리를 펼치고 있는 것은 국제 유가가 안정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기대감이 일부 반영된 덕분이다.
올들어 한때 배럴당 40달러선 붕괴 직전까지 갔던 국제 유가는 이달 들어 지속적인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23일 서부텍사스산원유(WTI)와 브렌트유는 각각 배럴당 57달러와 64달러를 찍어 연중 최고치로 올라섰다. 이제 시장은 국제 유가가 추가 반등할지 아니면 다시 고꾸라질지 여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여전히 유가급락을 예견하는 유가 전문가들과 바닥을 찍고 오를 일만 남았다는 강세론자들이 팽팽히 맞선 상태다. 국제 유가가 추가 상승과 반락이라는 변곡점에 놓여있다는 진단이다.
이와 관련해 민간리서치기관 콘퍼런스보드는 이날 뉴욕 맨해튼 뉴욕 외신기자클럽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4가지 유가 변동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앞으로 유가 상승·하락에 따라 글로벌 경제 성장 수위가 결정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첫번째 시나리오는 안정세를 보이던 국제 유가가 추가 하락해 단기적으로 배럴당 20달러선을 찍는 등 배럴당 평균 40달러선 아래로 추락하는 경우다. 원유 수출국들이 감산 없이 최대 규모로 원유 생산을 지속, 공급은 넘쳐나는 반면 글로벌 경기둔화세가 심화돼 원유 수요는 쪼그라드는 수급 불균형이 더 심각해지면 유가 급락세가 현실이 될 것으로 봤다. 이처럼 유가가 급락하면 베네수엘라, 러시아, 나이지리아, 이란, 이라크, 브라질, 멕시코 등 원유 생산국에서 심각한 경제·정치적 소요사태가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같은 지역적 불안정은 주변 국가로 빠르게 전염돼 에너지산업은 물론 성숙시장인 선진국과의 교역관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진단했다. 저유가에 따른 소비 확대라는 호재가 유명무실화되면서 글로벌 경제 전체 성장률이 하향압박을 받을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둘째, 유가가 상당 기간 최근 수준인 배럴당 50~65달러선에서 움직이는 경우다. 국제 유가가 안정적으로 낮은 수준에서 머무르면 최근 진행되는 글로벌 성장세가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저유가 혜택으로 유럽·일본 성장 회복세를 지탱해주는 한편 원유 수입이 많은 중국·인도 경제 성장 모멘텀이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를 통해 미국 경제 성장동력도 강화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셋째,국제유가가 2014년 중반 이후 유가 급락이 시작되기 전 수준인 배럴당 75달러 위로 올라서는 케이스다. 유가급락으로 원유개발·생산이 줄어드는 반면 글로벌 경제 성장세가 예상을 넘어서는 호조를 보이면서 원유 수요가 확대되면 나올수 있는 시나리오다. 이때는 그동안 저유가로 타격을 받은 석유 생산국과 에너지 산업 회복세가 시작된다. 미국 셰일가스 생산도 다시 최대 한도로 늘어난다. 이 정도 유가 수준에서는 글로벌 경제 성장세도 큰 타격을 받지 않을 것으로 진단했다.
넷째, 원유가격이 110달러 위로 치솟은 뒤 다시 60달러선으로 급락하는 등 변동성이 확대되는 경우다. 저유가를 견디지 못하고 석유개발·생산이 급격하게 줄어든 상태에서 저유가를 기반으로 글
[뉴욕 = 박봉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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