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홍보전문가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28일자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진주만 폭격’ 광고를 게재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미국 상·하원 합동연설이 29일 열리는 가운데 아베 총리에게 과거사 사죄를 촉구하기 위해서다.
A섹션 8면 하단에 실린 이 광고는 ‘진주만 폭격(Attack on Pearl Harbor)’이라는 제목 아래 1941년 12월7일 일본의 폭격으로 하와이 진주만이 검은 연기로 뒤덮힌 사진을 배경으로 삽입했다.
그 밑부분에는 ‘미국 진주만 폭격을 기억하십니까? 일본은 제2차 세계대전을 통해 전 세계 여러 국가에 많은 피해를 입혔습니다. 특히 일본은 전 세계에 아직 살고 계신 일본군 위안부에게 아직 사죄와 보상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라고 적혀 있다. 광고는 이어 아베 총리가 29일 미국 의회에서 연설하는 것을 언급하며 그곳에서 위안부 피해자에게 사죄와 보상을 약속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독일이 국제사회에서 존경받는 이유는 전쟁 범죄에 대한 진심어린 반성과 사죄를 보여줬기 때문이라는 걸 아베 총리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 교수는 의회 연설을 앞두고 과거에 대한 진심어린 반성이 없는 일본의 현주소를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해 광고를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미국 언론들은 아베 총리의 과거사 부정을 지적하며 비판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미국 의사당 앞에선 28일 한국과 중국, 미국 시민단체들이 모여 항의집회를 열었다.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도 이날 아베 총리의 연설을 지켜볼 것이라며 사죄를 촉구했다. 앞서 미국 하원의원 25명은 아베 총리에게 위안부 문제 등에 대한 사죄를 요구하는 연명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이처럼 미국 사회가 전방위적으로 아베 총리를 압박하고 있지만 그는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사죄나 사과 표현을
서 교수는 광고를 통해 아베 총리에 대한 압박에 힘을 보태고 싶었다고 밝혔다. 서 교수는 지금까지 NYT와 월스트리트저널(WSJ), 워싱턴포스트(WP) 등에 위안부, 독도 문제 관련 일본의 역사 왜곡을 지적하는 광고를 30여 차례 게재했다.
[정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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