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보물섬’의 모티브인 해적 윌리엄 키드(1645~1701)의 것으로 추정되는 유물이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 해저에서 발견됐다.
‘캡틴 키드’로 불리는 키드 선장은 17세기 카리브해를 누비며 전세계 곳곳에 막대한 보물을 묻어놓았다는 전설을 남겼다. 수많은 보물탐험가들이 지난 300년 동안 그가 남긴 100만 파운드에 이르는 보물을 찾기 위해 탐사를 벌였다.
7일(현지시간) 영국 BBC에 따르면 미국인 배리 클래포드 해저 탐사팀은 마다가스카르 세인트 마리 섬 근처 바닷 속에서 키드가 남긴 것으로 보이는 50㎏짜리 은괴를 발견했다. 클래포드 팀은 은괴가 17세기 볼리비아에서 만들어졌으며 근처의 나무 파편을 분석한 결과 영국 해적선에 실려 이곳까지 온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클래포드 팀은 은괴가 키드의 것이라고 주장했으나 아직은 증거가 부족하다.
하지만 마다가스카르는 대통령까지 나서 이번 발견을 축하하는 성대한 기념식을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영국과 미국 대사들도 참여했다. 마다가스카르는 ‘캡틴 키드’ 효과로 관광객이 몰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유네스코는 클래포드의 탐사로 고고학적 장소가 손상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키드는 스코틀랜드 출신으로 영국 군인으로 활동하다가 해적선의 선장이 됐다. 그는 약 10년 간 인도양과 태평양 등지에서 개인 무장선박을 통해 상당한 재물을 모았다. 그러다 1698년 프랑스 깃발을 단 아르메니아 국적의 ‘퀘다 머천트’호를 나포하면서 큰 화를 입었다. 그가 공격한 상선에 실린 금은보화가 영국 동인도회사 고위 인사의 것이었기 때문이다. 영국 정재계 인사들은 그를 해적으로 몰아세웠다. 그는 1699년 미국 보스톤에서 체포된 뒤 영국으로 송환돼 1701년 처형당했다. 이 때문에 일부 역사가들은 키드가 해적으로 전락한 적이 없으며 당시 정치 분쟁에 휘말려 억울하게 누명을 썼다는 주장을 내놨다.
키드는 처형 직전 영국 하원의장에게 교수형을 면해 주면 100만
[정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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