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세이건의 ‘우주 돛단배’ 40년전 상상이 현실로

↑ 라이트 세일 상상도 <이미지 출처=NASA>

천문학자 칼 세이건(1934∼1996·사진)이 40년전 내놨던 태양광으로 움직이는 상상 속 우주 항해가 마침내 실현된다.
천문학 진흥과 대중화를 위한 비영리단체인 ‘행성협회’(The Planetary Society)는 ‘라이트세일’(LightSail)이라는 이름이 붙은 소형 우주비행체의 시험비행 계획을 8일(현지시간) 발표했다고 미국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라이트 세일은 TV 프로그램 ‘코스모스’로 유명한 천문학자이며 ‘행성협회’의 공동창립자였던 칼 세이건이 1976년 조니 카슨이 진행하는 인기 심야 토크쇼 ‘더 투나잇 쇼’에 출연해 설명한 우주선 구상이다.
이 우주선은 한 변 길이가 약 10㎝인 정육면체 꼴 초소형 위성들을 세 개 겹쳐 놓은 것으로, 여기에 태양광 돛이 부착돼 테스트가 이뤄진다.
라이트 세일이 우주 공간으로 나가면 전기 절연 재료 마일라(mylar)로 만들어진 4개의 삼각형 돛을 펼치게 된다. 돛 두께는 4.5 마이크로미터(㎛)로 보통 쓰레기봉투 4분의 1에 불과하다 빛은 일반적인 의미의 질량인 정지 질량(rest mass)은 없지만 운동량(momentum)과 에너지는 지니고 있다.
이 때문에 빛을 반사하거나 흡수하는 물체는 빛의 운동량을 전달받아 추진력을 얻을 수 있다. 마치 배의 돛이 움직이는 공기(바람)로부터 운동량을 전달받아 추진력을 얻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 같은 우주 돛단배 프로젝트는 추진체(로켓)가 없어도 비행을 한다는 점과 이론상 광속에 가까운 속도까지 낼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아왔다. 단점으로는 태양광의 물리력이 낮다는 점과 추진력을 얻기 위해 거대한 돛이 필요하다는 점이 지적되고 있다.
행성협회는 이번 달 애틀러스 V501 로켓에 이를 실어 대기권 상층부에서 기기 작동을 시험할 예정이다. 발사 계획은 5월20일로 잡혀 있으나, 발사 일정은 기상 여건 등에 따라 바뀔 수 있다.
[이지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