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년 동안 혼수상태였던 한 인도 여성이 결국 사망했습니다.
인도에서는 그동안 이 여성에 대해 존엄사를 인정해야 한다는 논란이 끊이질 않았습니다.
이혁준 기자입니다.
【 기자 】
시신 한 구가 인도 뭄바이의 킹에드워드 병원 밖으로 나옵니다.
간호사였던 아루나 샨바우그는 1973년 병원 청소 직원에게 성폭행을 당한 뒤 목이 졸려 뇌손상을 입고 혼수상태에 빠졌습니다.
이후 인공호흡장치로 숨을 쉬고, 튜브로 음식물을 섭취하며 42년 동안 병상에 누워 있었습니다.
그 사이 부모는 숨졌고 형제들의 발길도 끊겼지만, 병원 측은 옛 동료의 연명치료를 중단하지 않았습니다.
샨바우그의 친구인 핑키 비라니가 1999년 존엄사를 인정해달라고 대법원에 청원했지만, 소용이 없었습니다.
자살마저도 형법상 범죄로 규정해 처벌하는 인도에서는 2011년에야 말기환자에게만 '소극적 안락사'를 허용했고, 이마저도 샨바우그에겐 허용되지 않았습니다.
▶ 인터뷰 : 야다브 / 담당 간호사
- "모든 게 끝났어요. 마치 가족을 잃은 듯한 느낌입니다."
혼수상태에 빠졌다가 42년 만에 사망한 샨바우그로 인해 인도 내 안락사 논쟁은 다시 한번 불붙을 전망입니다.
MBN뉴스 이혁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