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가고시마현 남부 섬인 구치노에라부지마에서 29일 대규모 화산이 폭발했다.
이번 분화로 화산재가 지상 9000m까지 치솟았으며, 일본 정부는 주민들에게 섬 밖으로 대피할 것을 긴급 지시했다.
NHK에 따르면 화산이 폭발한 것은 이날 오전 10시경, 섬 한가운데 있는 산 정상에서 폭발과 함께 검은 연기와 화산재가 분출됐으며, 화쇄류(화산재 암석 등 화산분출물)가 해안 부근까지 도달했다.
일본 기상청은 화산이 폭발하자 분화경계레벨을 ‘3’(입산금지)에서 가장 높은 수준인 ‘5’(피난)으로 격상했다. 분화경계 레벨 5가 발령된 것은 2007년 12월 제도 도입 이후 처음이다. 일본 기상청은 “폭발력이 강한 분화가 다시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화쇄류가 도달할 가능성이 있는 지역은 지자체 지시에 따라 섬 밖으로 피난하라”며 경계경보를 발령했다.
화산이 폭발한 구치노에라부지마는 가고시마현 남부의 국립공원 섬인 야쿠시마에서 서쪽으로 12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면적 38㎢의 조그마한 섬이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주민 137명 가운데 120명이 피난소로 대피했으며, 인명피해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구치노에라부지마는 이전부터 잦은 분화가 있었다. 1923년부터 2년간은 분화가 계속돼 주민 8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이후에도 간간히 대규모 분화가 발생하다 1980년 이후에는 잠잠해졌다. 하지만 작년 8월, 34년 만에 다시 폭발해 입산금지 조치가 취해져왔다. 화산분화예지연락회는 올해 2월 “화산활동이 더욱 높아져 마그마 분화 가능성이 있다”며 “활동 추이를 주의깊
일본에서는 지난해 나고야 온타케산 분화로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한데 이어 올해 도쿄 인근 온천관광지인 하코네산 화산활동이 눈에 띄게 늘어 분화경계레벨이 ‘2’(분화구주변규제)로 상향되는 등 화산 경계령이 잇따르고 있다.
[도쿄 = 황형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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