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달러당 125엔까지 엔화가 떨어진 가운데 일본 기업들이 해외보다 국내생산 확대에 나서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 신문이 3일 보도했다.
전기와 자동차 부문 제조업체들은 엔고 시기에 해외로 생산 거점을 옮기는 추세였으나 엔화 약세의 장기화를 예상해 국내 생산을 늘리는 등 유연한 경영체제를 취하고 있다.
파이오니아는 국내 시판용 내비게이션의 생산을 태국에서 일본으로 옮길 예정이다. 판매 대수는 올해 약 38만 대로 그 절반 정도는 아오모리 현의 공장에서 생산하겠다는 것이다.
일본 자동차업계에서도 본국 회귀의 움직임이 엿보이고 있다. 혼다차는 멕시코와 영국에서 판매되는 주력 소형차 ‘피트’의 생산을 국내로 옮겨 수출 비중을 2014 회계연도의 3%에서 2015년에는 10%로 끌어올릴 방침이다.
닛산 자동차의 카를로스 곤 최고 경영자 (CEO)도 국내 생산의 증가를 시사했다.
SMBC 닛코 증권에 따르면 달러-엔 환율이 1엔 가량 떨어지면 도쿄 증시 1부 상장 기업의 경상 이익이 0.5% 늘어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일본 상장기업의 대부분은 2015회계연도의 환율을 달러당 115엔으로 상정하고 경영 전략을 마련한 상태였다.
반면 최근의 환율 변동은 내수와 비제조업 기업들에는 불리하게 작용한다. 원료비용 상승으로 생산비용이 늘어나기 때문에 이를 가격 인상으로 타개하려 하고 있다.
야마자키 제빵은 다음달부터 식빵과 크림빵의 판매가격을 2년만에 인상한다. 연초에 밀가루 등 원자재 구입비용이 전분기보다 8억엔 정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지만 엔저 가속화로 30억엔까지 늘어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유니클로’ 브랜드를 보유한 패스트 리테일링은 엔화 약세와 원자재 가격 상승을 이유로 올 가을과 겨울 상품의 가격을 2연 연속 인상키로 결정했다. 엔화 약세가 지속되면 내년에도 가격에 반영할 가능성이 있다.
해외 명품 브랜드들도 일제히 일본 국내 판매가격을 조정하고 있다. 명품 브랜드는 2013년부터 엔화 약세가 진행되자 수차례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일부 브랜드의 경우에는 인상 조치가 오히려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소비자 신뢰를 끌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는 것이다.
6월에 들어와 이탈리아의 ‘불가리’, 프랑스의 ‘
이어 8일에는 프랑스의 루이뷔통모에에네시(LVMH) 그룹 산하의 ‘셀린’도 오는 8일 핸드백 등 일부 제품의 가격을 평균 10% 정도 올릴 계획이다.
앞서 이탈리아의 ‘프라다’, ‘페라가모’도 일부 제품 가격을 끌어올린 바 있다.
[매경닷컴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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