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아이폰’의 껍질을 깨고 나왔다. 새로 선보인 무제한 음악스트리밍 서비스를 안드로이드·윈도우 기반의 스마트폰 운영체제에서도 전격 서비스하기로 한 것이다. 황금알 시장으로 떠오른 모바일스트리밍 시장에서 기존 강자인 스포티파이와의 전면전은 물론 소리바다·멜론 등 한국의 스트리밍 업체들에게도 적잖은 위협으로 등장할 전망이다.
애플의 음악콘텐츠 분야 임원으로 일하는 레코드 프로듀서 지미 아이오바인과 인터넷 소프트웨어 서비스 담당 수석부사장 에디 큐 등은 8일(현지시간) 샌프란시스코 모스코니 센터 서관에서 닷새 일정으로 개막한 세계개발자회의(WWDC) 2015의 기조연설에서 애플 뮤직 서비스 계획을 밝혔다. 애플 뮤직은 오는 30일 출시된다. 이용자들은 석달동안 시범 사용 후 한달에 9.99달러(약 1만원)으로 3000만곡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획기적인 점은 기존 애플의 고유소프트웨어였던 ‘아이튠즈’ 등과 달리 애플 뮤직은 아이폰이나 아이패드, 아이팟 터치, 맥, 애플TV 등 애플의 기기는 물론 구글의 안드로이드 OS 스마트폰에서도 이용 가능하다. 지금까지 아이폰에서만 구동가능한 각종 소프트웨어를 앞세워 아이폰 판매를 극대화시켰던 ‘아이폰 온리’(iPhone Only) 정책의 첫 전환점이다.
지난 2003년 성공적으로 출시된 아이튠즈까지 지금도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큰 음악 유통채널로 자리잡고 있다. 그러나 아이튠스는 아이폰에서만 구동가능했던 ‘한계점’이 있었는데 이번에 선보인 애플뮤직은 이런 벽을 넘어선 것이다.
IHS 테크놀로지 아이안 포그 애널리스트는 “애플은 이제 언제 어디서든지 이용 가능한 애플 뮤직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애플은 이를 위해 작년에 인수한 스트리밍애플리케이션 ‘비츠뮤직’의 서비스를 대폭 개편해 내놨다.
가장 주목할만한 점은 아티스트가 가사, 사진, 노래 믹싱, 영상을 올리면 팬이 소셜네트워트서비스(SNS)를 통해 다른 사람과 공유가능하다는 것이다. 일방적으로 음악이 올라오면 듣기만 하던 ‘일방향’시대에서 ‘쌍방향’으로 전환을 의미한다.
또 유명 디스크자키들이 운영하는 글로벌 라디오쇼 ‘비츠 원’도 운영하기로 했다.
현재 전세계 음악 스트리밍시장은 6000만명의 회원을 보유한 스포티파이가 지배하고 있는데 애플이 아이폰 뿐만 아니라 안드로이드 영역까지 침범하면서 양자간 경쟁이 한층 뜨거워질 전망이다.
한편, 국제음반산업협회(IFPI)에 따르면 글로벌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매출은 11억달러를 기록하는 등 꾸준한 성장세다.
[이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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