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유럽연합(EU) 정상들이 브뤼셀에서 특별 정상회의를 열면서 그리스 구제금융을 둘러싼 막판 협상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U 정상회의는 그리스와 채권단간의 협상이 타결에 이르지 못하면서 긴급하게 소집됐다. 이번 정상회의는 사실상 EU 최고 정치지도자들로 하여금 그리스를 EU에 남겨놓을지 말지를 결정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리스는 연금감축, 노동시장 개혁 등 채권단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상들은 그리스에 대한 ‘퍼주기’를 계속할 것인지 아니면 리스크 수위를 예측할 수 없는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를 용인할지 여부를 정하게 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그리스가 굴복하고 굴욕적인 협상을 받아들일 가능성도 있다.
전문가들은 22일에도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그리스의 디폴트(채무불이행)는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두가지 디폴트 시나리오가 예상된다. 첫째는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서 그리스에 대한 72억유로 구제금융 지원이 이뤄지지 않고 그리스가 30일 만기인 국제통화기금(IMF) 채무 15억유로를 상환하지 않는 것이다. 둘째는 지난주 50억 유로(약 6조3000억원)에 달했던 그리스 은행으로부터 예금인출 속도가 더 빨라져 은행이 파산상태에 빠지는 것이다. 두가지 시나리오 모두 유럽중앙은행(ECB)이 그리스에 대한 긴급유동성 지원을 중단하면 그리스는 자체통화를 도입할 수 밖에 없게 되고 그렉시트가 현실화가 된다. ECB가 지원을 계속한다면 그리스는 디폴트 상태에서 다시 채권단과 지루한 협상과정에 들어가게 된다.
금융시장은 크게 요동치지 않고 있다. 과거 2012년 그리스 리스크가 커졌을 때와 달리 유로화 가치와 유럽주식시장은 크게 폭락하지 않고 있다. 스페인 등 남유럽 국채금리도 급등하지 않고 하락했다. 그러나 시장은 실제 디폴트와 그렉시트가 결정될 경우
특히 기대를 걸었던 러시아의 지원이 이뤄지지 않아 그리스는 더욱 궁지에 몰렸다. 19일(현지시간)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는 3개월 만에 다시 러시아를 찾았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끝내 차관 지원을 약속하지 않았다.
[이덕주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