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에서 기승을 부리고 있는 폭염 탓에 사망자가 급증하고 있다. 최근 계속된 무더위로 목숨을 잃은 사람이 700명에 육박했다.
파키스탄 보건당국은 23일(현지시간) 최근 사흘간 남부 신드주에서 무더위로 인한 사망자가 692명이라고 밝혔다. 이날도 신드주 주도 카라치의 낮 최고 기온이 섭씨 44.5도까지 치솟았다.
사망자 대부분은 카라치에 있는 국립진나병원에서 나왔다. 세미 자말 국립진나병원 원장은 “폭염으로 발생한 열사병 환자가 3000명 이상 입원했다”며 “이 가운데 200명이 위독하다”고 말했다. 또 자말 원장은 “우리 병원에서만 200명이 열사병으로 사망했고, 이들 대부분은 50세 이상”이라고 덧붙였다.
불볕 더위가 계속된 기간이 이슬람권 단식 성월인 라마단과 겹쳐 피해가 더 컸다. 라마단 기간에는 일출부터 일몰 때까지 음식은 물론 물도 마시면 안 된다. 결국 극심한 무더위에도 수분을 섭취하지 못한 사람들이 열사병으로 사망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가 늘어나자 이슬람 학자들은 환자나 노약자는 단식하지 않아도
파키스탄 국가재난관리청은 폭염비상 대응책 마련에 돌입했으며 군부도 폭염 센터를 설치하는 등 긴급 지원에 나섰다.
[김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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