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경제학자 폴 크루그먼이 28일(미국 시간) 구제금융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는 그리스가 유로존을 탈퇴하는 것(그렉시트)이 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크루그먼은 이날 자신의 뉴욕타임스(NYT) 블로그에 “이제 그렉시트를 예상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라며 “그렉시트를 둘러싼 대내외 여건이 전보다 훨씬 유리해졌다”고 진단했다.
뱅크런(대량 예금인출) 사태 이후 그리스 정부가 이미 은행 영업을 중지하고 예금인출을 제한하는 등 자본 통제에 나섬에 따라 그렉시트가 나타나도 지금보다 사태가 급격하게 악화하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크루그먼은 “오는 5일 그리스 국민투표에서 자신이라면 채권단이 제시한 협상안에 반대표를 던질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는 지난 27일 국제 채권단이 제시한 구제금융안을 내달 5일 국민투표에 부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채권단은 그리스 정부가 연금 삭감, 공무원 임금 축소 등 구조개혁을 단행하는 조건으로 오는 11월 말까지 구제금융을 5개월 연장하고, 155억유로(19조1386억원)를 지원하는 내용을 담은 협상안을 그리스에 제안했다.
이에 대해 크루그먼은 “채권단이 사실상 지난 5년간 지속된 혹독한 긴축과 개혁을 그리스에 무기한으로 요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크루그먼은 “그리스가 지금 희망이라곤 찾아볼 수 없다”면서 “(그리스가) 유로존을 탈퇴해도 지금보다 극심한 혼란이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채권단이 치프라스 총리가 받아들일 수 없는 제안을 했다”며 “채권단의 행태는 유럽연합(EU)의 이상을 고려하면 정치적으로 용인할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채권단에는 EU를 비롯해 국제통화기금(IMF), 유럽중앙은행(ECB)가 속해 있다.
그리스는 오는 30일 IMF에 채무 15억유로(1조8830억원)를 상환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다음달 20일에는 ECB에도 35억유로(4조3216억원)를 갚아야 한다.
그러나 ECB는 이날 그리스 은행들에 대한 긴급유동성지원(ELA) 한도를 현재 수준으로 유지키로 결정해 사실상 그리스의 지원 확대 요구를 거부했다. ECB는 “그리스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그렉시트 소식을 접한 네티즌은 “그렉시트, 그렉시트 여파 만만치 않을 텐데” “그렉시트, 너무 낙관적인 것 아닌가” “그렉시트, 난 그렉시트 반대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매경닷컴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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