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 증시가 패닉상황을 연출한 가운데, 저가 스마트폰 혁명을 몰고온 샤오미의 실적이 처음으로 감소된 것으로 나타나 세계경제를 바싹 긴장시키고 있다. 샤오미의 역성장은 중국 경제의 경착륙에 대한 경고가 잇따르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샤오미의 상반기 스마트폰 상반기 판매량 지난해 하반기보다 소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기 실적이 마이너스 성장세로 돌아선 것은 지난 2011년 처음 스마트폰을 생산한 뒤 처음이다.
왕이재정망 등 중국매체들은 9일 여전히 애플과 중국시장 1,2위를 다투고있지만 샤오미 상반기 판매량이 3470만대에 그쳤다며 ‘샤오미의 위기’를 대서특필했다.
샤오미의 무서운 성장세에 브레이크가 걸린 데는 스마트폰 시장 포화라는 구조적 문제가 있었다. 생애최초 스마트폰 구입자가 줄어들면서 신규 수요가 급감한 것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최근 보고서에서 중국시장 수요 감소로 인해 올해 세계 스마트폰시장 3% 성장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후발주자들이 저가시장을 잠식한 것도 잘나가던 샤오미의 발목을 잡았다. 메이주는 10만~20만원대 저가 스마트폰을 내세워 상반기 890만대를 팔았다. 작년동기와 비교해 5배 넘게 증가한 수치다.
삼성전자도 2분기 중국시장에서 갤럭시 S6를 내놓고 권토중래를 노렸지만 900만대 판매에 그쳤다. 샤오미와 마찬가지로 시장포화에 저가브랜드 공세로 1분기보다 판매가 줄었다. 샤오미가 최근 액션카메라, LED스탠드, 심지어 디지탈체중계까지 생산하는 것도 포화된 스마트폰 시장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승용차시장도 2년만에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6월 중국내 승용차 판매대수는 143만대로, 전년동기보다 3.2% 줄었다. 분기 판매대수가 전년보다 감소한 것은 2년만에 처음이다.
창청자동차, 창안자동차 등 중국 토종 브랜드들이 SUV를 내세워 두자릿수 판매 증가율을 기록했는데도 전체 승용차시장이 전년 동기보다 줄었다는 것은 다른 글로벌 합작사들의 판매부진이 얼마나 심각한지 여실히 보여준다. 소후 자동차정보에 따르면 둥펑닛산 티다(-52%) 제일폭스바겐 보라(-40%) 광저우혼다 크라이더 (-33%) 등 주요 차종은 작년 동기와 비교해 판매가 반토막으로 줄었다.
특히 프리미엄 시장의 대표 브랜드인 BMW(중국명 바오마)는 지난 5월 판매량이 3만4000여대에 머물러 전년 동기에 비해 5.5% 감소, 10년만에 처음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베이징현대차도 소비침체를 비껴가지 못했다.
승용차 판매 부진도 스마트폰과 같은 이유로 풀이된다. 중국 중산층의 생애 최초 자동차 구매가 어느정도 마무리돼 시장이 포화된데다 경기침체로 재구매 수요 살아나지 않은 것. 이에 따라 자동차업체들은 너도나도 가격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현 상황에선 소비심리를 깨울 방법이 가격할인밖에 없기 때문이다. 아우디 혼다 닛산 현대차 등 주요 브랜드는 상반기 평균 5% 안팎 판매가격을 인하했다.
소비침체는 중국 경제성장률 전망도 어둡게 한다. 시진핑 정부가 수출위주 양적성장 정책을 폐기하고 내수위주 질적성장, 이른바 신창타이(新狀態 뉴노멀)를 추진한데는 탄탄한 내수에 대한 자신감이 있었다. 수출이 최근 석달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가운데 스마트폰과 승용차 등 소비마저 부진하면 올해 중국 정부가 목표로 한 7% 성장도 달성이 쉽지않아 보인다.
여기에 최근 증시 급등락도 소비심리를 위축할 수 있다는 경고다. 실제로 6월 자동차 판매대수가 부진하게 나온 뒤 일부 분석가들은 증시로의 자금 쏠림 현상을 원인으로 꼽았다.
소비침체가 길어지면 일본처럼 장기 디플레 국면으로 빠져들 가능성도 있다. 9일 발표된 6월 중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1.4%를
[베이징 = 박만원 특파원 / 서울 = 김대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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