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에서 ‘쇼생크 탈출’에 버금가는 탈옥과정으로 세계 이목을 집중시킨 ‘마약왕’ 호아킨 구즈만의 탈옥이 멕시코 정부에 의한 조작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미국 마약단속국(DEA) 출신 요원인 훌리오 엘 티오 마르티네즈(가명)는 지난 12일(현지시간) 베네주엘라 매체 텔레수르와의 인터뷰에서 구즈만 탈옥이 정부와의 ‘은밀한 거래’를 통해 이뤄졌고, 땅굴을 파서 탈옥했다는 정부 발표는 조작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마르티네즈 전 요원은 현재 구즈만이 운영하는 마약 조직의 간부급과 일하고 있다고 매체는 소개했다.
마르티네즈는 지난해 구즈만이 체포된 것 자체가 은밀한 거래의 일환이라고 강조했다. 멕시코 정부가 구즈만에 버금가는 영향력을 지닌 ‘마약 대부’ 라파엘 카로 킨테로를 모호한 이유로 석방한뒤 미국 항의가 거세지자 이를 무마하기 위해 도주중이던 구즈만과 모종의 거래를 했다는 것이다. 멕시코 연방순회법원은 DEA 요원을 납치해 잔인하게 살해한 혐의로 1985년 검거돼 28년째 복역중이던 킨테로를 2013년 8월 돌연 석방했다. 이에 미국 정부가 강한 유감을 표하며 킨테로에 대해 현상금 53억원을 내걸자 멕시코 대법원은 석방 무효판결과 함께 킨테로에 대한 체포영장을 재발부했다. 하지만 킨테로 행방이 묘연해지자 멕시코 정부는 미국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해 당시 탈옥범 신세였던 구즈만에게 “잠시만 복역해달라”는 요청을 했을 것이라고 마르티네즈는 주장했다. 평소 80~120명의 무장요원 없이는 절대 이동을 안 한다는 구즈만이 지난해 2월 단 한차례 총격전 없이 체포된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당시 멕시코 정부가 구즈만의 신병 인도를 요구했던 미국의 요청을 일언지하에 거절한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는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이 구즈만의 탈옥 사실이 밝혀진 지 하루만에 프랑스 혁명기념일 행사에 참석차
[연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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