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나라로, 오바마 케냐 방문…경호부터 비용까지 '눈길'
↑ 아버지의 나라로/사진=MBN |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방문을 하루 앞둔 23일(현지시간) 케냐에서는 대통령 경호와 보안, 이에 따른 비용 문제가 세간의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의 방문에 앞서 미국과 케냐의 관리들은 케냐와 인접한 소말리아에 준동하는 알카에다 연계 이슬람 무장단체 알샤바브의 공격에 대비해 보안점검에 여념이 없다고 AFP가 전했습니다.
수도 나이로비의 보안·테러전문가 리처드 투타는 "미국 대통령은 테러단체의 가치 있는 공격 대상이다. 알샤바브는 공격을 시도하기만 해도 위상을 높일 수 있다"라고 경고했습니다.
이러한 테러위협을 줄이고자 나이로비에서는 현재 철통 같은 치안확보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어 이를 두고 '보안감시 정도가 숨통을 죄는 수준'이라고 지역 안보분석가인 압둘라히 할라케는 말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나이로비 시내에 있는 국제회의장에서 열릴 비즈니스 서밋 행사에서 연설할 예정으로 현지 주재 미 대사관도 테러리스트의 타깃이 될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습니다.
현지 언론들은 오바마 대통령의 3일간 케냐 방문을 위해 마련된 보안작전의 구체적 내용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현지 일간지 더 스타는 '오바마 대통령의 보안 장비 속속 도착'이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미군 수송기가 온갖 종류의 보안통신 장비를 실어나를 것이며, 이중 일부 기기는 오바마 대통령이 케냐에 도착하는 즉시 직접 사용하기 위한 것'이라고 소개했습니다.
일부 언론들은 '수백 명의 미 보안관리가 수주 전부터 케냐에 입국해 대통령의 동선에 놓인 3개 주요 호텔에 대한 보안점검을 마쳤다'라고 보도했습니다.
언론들은 또 북아프리카 지부티 미군기지에 상주하는 수직 이착륙 공격기 오스프리가 백악관 문양이 새겨진 화이트 호크 헬기와 함께 나이로비로 날아왔으며, 알샤바브에 대한 즉각적인 공격을 수행할 수 있는 미 특수부대의 군용 헬기들도 속속 나이로비로 모여들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케냐 정부도 이에 질세라 국가 전체 경찰인원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1만여 명의 경관을 나이로비 곳곳에 배치할 것이라고 벤슨 키부에 나이로비 경찰청장은 전했습니다.
청장은 또 오바마 대통령이 도착하는 24일부터 이틀간 나이로비 주요 도로 곳곳이 통제될 것이라고 밝힌 가운데, 케냐민간항공청(KCAA)은 아이러니하게도 특정 시간을 공개하며 미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 원이 도착하는 시간에 맞춰 50분간, 그리고 떠나는 시간을 전후한 40분간 영공이 통제될 것이라고 공개해 비난을 샀습니다.
케냐는 지난 1998년 나이로비 주재 미 대사관 건물이 알카에다의 차량 폭탄공격을 받은 뒤로 이슬람 극단주의자들과 전쟁을 치르고 있습니다.
폭발 현장을 방문하게 될 오바마 대통령은 특별히 주문 제작된 리무진으로 이동하게 됩니다.
폭탄공격에도 견디는 '더 비스트'로 불리는 1백50만 달러짜리 이 리무진은 20cm 두께의 철판에 13cm의 방탄유리로 둘러싸인 굴러다니는 요새로 트렁크에는 만약을 대비해 대통령의 혈액까지 보관하고 있습니다.
더 비스트 외에 60여 대의 차량이 워싱턴에서 공수될 것이라고 케냐항공청(KAA) 관리들이 밝힌 가운데 이들 차량의 사진이 케냐 언론에 소개되고 있습니다.
지난 2013년 오바마 대통령의 아프리카 방문에 든 비용은 6천만 - 1억 달러로 알려졌습니다.
워싱턴 포스트에 따르면 당시 세네갈, 남아프리카공화국, 그리고 탄자니아 등 3개국 순방에 인근 영공과 육상 방어를 위해 항공기, 전투기들이 배치됐으며, 대통령이 머무는 호텔 창문에는 방탄유리가 설치됐습니다.
미 정부 회계기관에 따르면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1998년 아프리카 방문에는 비밀작전 비용을 제외하고 4천3백만 달러가 투입, 이 중 4분의 3을 98대의 비행기로 장비를 실어나른 국방부가 부담했습니다.
현직 미 대통령으로서는 최초인 이번 오바마 대통령의 케냐와 에티오피아 순방에서는 소말리아에서 뻗어나오는 이슬람 극단주의에 대한 대처방안이 주로 논의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소말리아 정부 전복을 목표로 투쟁하며 케냐군의 철수를 요구하는 알샤바브는 지난 2013년 나이로비 번화가의 웨스트게이트 쇼핑몰 테러로 67명을 살해했고, 지난 4월에는 가리사 대학 테러로 148명의 목숨을 빼앗는 등 케냐 내에서 크고 작은 테러를 일삼고 있습니다.
우후루 케냐타 케냐 대통령은 지난 22일 TV 연설에서 테러단체의 공격 위협을 인정하면서도 테러 세력이 결국 패배할 것이라고 역설했습니다.
케냐타 대통령은 그러면서 오바마 대통령의 방문을 맞아 미국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으며, 오바마 대통령과 회담에서 테러와의 전쟁이 주요 의제가 될 것이라고 밝
이번 주 워싱턴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아버지의 나라인 케냐 방문 시 보안문제가 가장 큰 제약이 될 것이라고 불평했습니다.
대통령은 "솔직히 말해 나에게는 대통령으로서 케냐를 방문하는 것보다 개인적으로 방문하는 것이 의미가 크다. (개인적으로 방문하면) 호텔이나 회의실을 자유롭게 나설 수 있기 때문"이라며 아쉬움을 드러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