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는 잊자. 이제는 경제다.’
불과 열흘 전만 해도 핵협상 테이블에서 이란 건너편에 앉아 한치 양보없는 설전을 펼쳤던 서방 국가들이 잇따라 이란을 찾고 있다.
지난 10년에 걸친 경제 제재로 인해 망가진 교역관계를 복구하기 위해서다. 또 이란과 경제활성화를 통해 낮은 지지율을 끌어올리려는 의도도 있다.
24일 외신에 따르면 로랑 파비우스 프랑스 외교장관은 오는 29일 이란을 방문해 하산 로하니 대통령을 만날 예정이다.
파비우스 장관은 핵협상 과정에서 이란이 합의안대로 움직이지 않을 경우 65일내에 제재를 복원한다는 이른바 ‘스낵백’ 아이디어를 낸 장본인이다.
프랑스와 이란간 교역규모는 지난 2004년 40억유로(약 5조원)에서 2013년 5억유로(6300억원)로 급감했다. 이와 관련해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낮은 지지율로 고전중인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이 이란과의 경제협력을 통해 지지율 반등의 실마리를 찾고 있다고 분석했다.
앞서 지그마르 가브리엘 독일 부총리 겸 경제장관도 이란을 방문했다. 핵협상 타결 후 이란을 찾은 첫 서방국 고위 관료다. 이란에서 사업하려는 기업인들도 대거 데리고 갔다. 독일과 이란은 10년만에 처음 기업 협력을 위한 경제회의도 개최키로 했다.
독일은 이란의 첫 서방 무역 파트너이며, 지난 2007년까지 중동 외 국가 가운데 이란의 최대교역국이었다. 하지만 프랑스와 마찬가지로 제재 이후 수출액이 2005년 44억유로(5조6000억원)에서 2013년 18억유로(2조3000억원)까지 떨어졌다. 독일 재계는 양국 관계가 정상화될 경우 대이란 수출이 2년내 60억 유로로 늘고, 100억유로를 넘어서는 것도 시간 문제로 보고있다.
이스라엘을 비롯한 일부 서방국은 프랑스·독일의 움직임이 너무 기회주의적이라며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본다.
이에 대해 가브리엘 부총리는 “이란 핵문제가 해결된 만큼 이란과 경제
이란 역시 서방이 내미는 손을 뿌리칠 이유가 없다. 호세인 자마니니아 이란 석유부 차관은 “이란은 2020년까지 1850억달러 규모의 석유·가스 프로젝트 50건을 발주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유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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