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찰이 동물원 사육 동물에게 땅콩을 던져주듯 수감자의 입을 향해 땅콩을 던졌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국민들이 분노하고 있다.
28일(현지시간) 미국 NBC 방송에 따르면 미국 플로리다 주 새러소타 경찰서 소속 앤드루 핼핀 경관은 지난 18일 새러소타 카운티 구치소에서 수갑을 찬 채 앉아서 수감을 기다리던 남성 랜디 밀러에게 재미 삼아 땅콩을 계속 던졌다. 노숙자인 밀러는 술에 취한 상태로 편의점에 들어가 손님들에게 구걸한 혐의로 입건됐다.
27일 일반에 공개된 영상을 보면 외형상 약물에 취한 것으로 보이는 밀러는 마치 서커스에 출연하는 동물처럼 입을 벌리고 핼핀 경관이 던져준 땅콩을 받아먹으려 애썼다.
핼핀 경관은 한 손으로 조준해 밀러의 입을 향해 땅콩 하나씩 투척하면서 밀러를 비웃고서 그에게 입을 더 크게 벌리라고 요청했다. 땅콩이 밀러의 입에 들어가면 핼핀 경관은 이를 자축하기도 했다.
앉아 있던 두 명의 다른 경관은 이를 제지하지 않고 흥미롭게 바라봤다.
지역 언론인 새러소타 헤럴드 트리뷴은 구치소 내부 감시 카메라에 녹화된 2분 30초 분량의 이 동영상을 공공기록 공개 요청에 따라 입수해 공개했다.
노숙자를 동물로 다루는 영상이 공개되자 지역 사회가 발칵 뒤집혔다.
동영상이 공개되기 전까지 이 사실을 전혀 몰랐다던 버나디트 디피노 새러소타 경찰서장은 “아주 실망스러운 장면”이라면서 “당장 내사과에 진상을 조사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인권단체인 미국시민자유연맹(ACLU)은 “매우 모욕적이고 역겨운 영상”이라면서 핼핀 경관의 파면을 촉구했다.
비판의 중심에 선 핼핀 경관은 과거에 노숙자 대응과 부서 내 불복종 등으로 경찰
노숙자에게 엄격한 새러소타 시의 정책이 이런 어처구니 없는 상황을 불렀다는 지적도 나온다.
새러소타 시는 공공장소와 사유지에서 허락 없이 밤새 캠프를 하는 것을 금지해 미국 내 노숙자들에게 최악의 도시로 꼽힌다.
[매경닷컴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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