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히로시마 시장이 원폭 투하 70년을 맞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등 (세계 각국) 위정자는 피폭지(히로시마·나가사키)를 방문해 피폭자의 생각을 들어달라”고 말했다.
마쓰이 가즈미 히로시마 시장은 6일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에서 열린 위령식에서 내년 일본에서 열리는 주요국 정상회의와 외무장관 회의에 대해 “핵무기 폐기를 향한 메시지를 보낼 절호의 기회”라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1945년 원자폭탄 투하로 “연말까지 14만 명이 목숨을 잃었고, (희생자에) 한반도와 중국, 동남아 사람들과 미군 포로 등도 포함돼 있었다”며 한국인 피폭자의 존재도 거론했다. 그러면서 “비인도성의 극치이자 ‘절대악’인 핵무기 폐기를 위해 행동할 때는 바로 지금”이라며 “일본 헌법의 평화주의가 보여주는 진정한 평화의 길을 세계에 전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마쓰이 시장은 평화헌법을 무력화시킨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집단 자위권 법안에 대한 언급은 피했다. 전날 피폭 피해자들은 전쟁 반대와 평화를 호소하는 선언문을 발표하며 집단 자위권 법안을 집중 비판한 바 있다.
이어 아베 총리는 “피폭 70년을 맞이한 오늘 아침, 나는 다시 평화의 소중함을 생각한다”며 “우리나라는 유일한 전쟁 피폭국으로서 ‘핵무기 없는 세계’를 실현하는데 중요한 사명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가을 유엔 총회에서 새로운 핵무기 폐기 결의안을 제출하겠다”고 덧붙였다.
아베 총리와 마쓰이 시장은 핵무기의 폐해와 핵
이날 위령식에는 캐롤라인 케네디 주일 미국대사 등 세계 100개국을 대표하는 외교사절을 포함해 약 5만 5000명이 참석했다. 유흥수 한국대사는 참석하지 않았다.
[정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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