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1,2위 해운사가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합병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정부의 국유기업 통합 플랜에 따른 것이지만, 고객사들이 있는 외국에서 독과점을 문제 삼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원양(차이나오션시핑그룹)과 중국해운(차이나시핑그룹)이 합병을 추진한다고 8일 보도했다. 중국원양과 중국해운은 각각 세계 6, 7위를 차지하는 중국 양대 국영해운사다. 상하이, 홍콩, 싱가포르 증시에 11개 상장사를 두고 있으며 합병시 화물처리능력 155만TEU로, 세계 1~3위 해운사인 머스크라인(덴마크), MSC(스위스), CMA CGM(프랑스)에 이어 세계 4위가 될 전망이다.
COSCO홀딩스, 차이나시핑컨테이너라인, 차이나시핑디벨롭먼트(CSD) 등 양사의 주요 계열사들은 7일 증시 마감 후 상하이증권거래소에 “중대 경영사안”을 이유로 거래 정지를 신청했다. 이들 기업의 주가는 이날 합병 소문으로 10∼20% 급등했다.
두 회사의 합병은 대주주인 중국 정부가 직접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SCMP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글로벌 경기침체로 수년째 업황부진에 시달려온 국유 해운사인 중국원양과 중국해운에 합병을 위한 로드맵을 마련할 것을 최근 지시했다.
지난해부터 국유기업 개혁을 추진해온 중국 정부는 철도 석유 화학 조선 해운 등을 우선 합병 대상으로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국 기업들끼리 세계 시장에서 과도한 수주경쟁을 벌이는 것을 지양하고 덩치를 키워 글로벌 영향력을 확대하도록 합병 방식을 채택한 것이다. 특히 최근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이 출범하고,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 사업이 본격화되자 교통, 전력 등 인프라 분야에서 해외수주가 급증할 것으로 보고 이에 대비해 자국 기업들의 난립을 해소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미 상반기 고속철 제작 분야 1,2위인 난처와 베이처가 합병을 완료했고, 원전기술공사와 전력투자공사의 합병안도 통과됐다. 철도건설 분야 양대 기업인 중국중철과 중국철건도 합병안을 논의중이다. 이 밖에 조선 분야에서 중선그룹과 중선중공 합병안이 흘러나오고 있다. 장기적으로 현재 110여개인 중앙 국유기업이 40여개로 통폐합될 것이
하지만 이미 중국 기업들이 세계적으로 규모가 커진 상태에서 정부 주도 합병은 외국에서 반독점 규제에 직면할 수 있다. 중국원양과 중국해운도 고객기업들이 밀집한 나라에선 반독점 조사를 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베이징 = 박만원 기자 / 서울 = 이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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