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13일 기자회견을 열어 추가 절하 가능성을 부인하고 나선 것은 중국이 사흘연속으로 위안화 가치를 평가절하면서 국제 금융시장에 형성된 불안감을 잠재우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인민은행이 앞으로 5% 정도 위안화 가치를 더 떨어뜨릴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장샤오후이 인민은행 행장조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연내 미국의 금리인상 전망으로 유럽, 일본, 신흥국의 통화 가치가 떨어졌지만, 중국은 자본수지 흑자로 인해 환율에 변동이 없었다”며 최근 위안화 평가절하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이어 “11일 이후 사흘간의 조정으로 환율이 시장요구 수준에 근접했다”며 “(다른 통화와) 편차를 교정하는 목적을 달성했다”고 평가했다.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만큼 다시 고시환율을 낮추는 방식으로 위안화 절하를 유도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하지만 시장에선 중국 정부가 기업들의 수출경쟁력 회복을 위해 위안화 가치를 앞으로 5% 정도 추가 절하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한다. 중국 현지 언론들은 13일 중국 당국자를 인용해 정부의 위안화 평가절하 목표가 10% 안팎이라고 전했다. 13일까지 사흘간 위안화 가치가 4.6% 절하된 만큼 앞으로도 5% 이상 추가로 절하될 수 있다는 의미다.
크레디트스위스도 최근 보고서를 통해 “위안화 가치가 달러당 6.8위안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지난 주와 비교해 10% 정도 절하된 값이다. 인민은행이 위안화 절하 이유로 밝힌 상대적 고평가를 해소하기 위해서도 추가 절하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다. 장샤오후이 행장조리도 13일 회견에서 “2014년 이후 위안화 실질실효환율이 10% 정도 올랐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외환관리국은 12일부터 기업들의 달러매집을 규제하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기업들이 위안화 추가 절하를 예상하고 달러 사재기 조짐이 보이자 환투기 여지를 차단한 것이다. 외환관리국은 이날 대형 은행들에 기업의 수입액 등 ‘실수요’를 벗어난 달러 매수를 제한하라고 지침을 내렸다.
위안화 가치를 안정적인 수준에서 떨어뜨리되 투기세력에 의한 급등락은 막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해 인민은행 수석경제학자 마쥔은 “중요한 사실은 인민은행이 필요할 경우 직접 시장에 개입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중국은 경쟁적인 통화가치 절하를 촉발할 의도가 없다”고 강조했다.
미국에서도 중국의 위안화 평가절하가 환율전쟁 목적은 아니라는 해석이 잇따랐다. 미 연준의 실력자인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12일(미 현지시간) “분명한 점은 위안화가 달러(강세)에 밀려 절상돼 왔다는 사실”이라며 “중국 경제가 정부의 기대보다 부진하다면 그렇게 움직이는 것(위안화 절하)이 합당하다”고 밝혔다. 중국이 의도적으로 통화전쟁을 야기하는 것은 아니라는 두둔성 발언으로 해석된다. 다만 더들리 총재는 “중국의 이런 움직임이 다른 나라 통화 정책과 원자재 가격에 지대한 영향을 준다는 점은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골드만삭스도 중국의 위안화 절하에 별다른 의심을 보내지 않았다. 로빈 브룩스 골드만삭스 수석 외환전략가는 “인민은행이 위안화의 심각한 약세를 추구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며 최근 절하 추세가 대대적인 절하의 시작이라고는 판단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보고서에서 “미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과 그로 인한 달러가치 상승에 대비하려는 것이 분명하다”고 분석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는 1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에 기고한 글에서 “중국이 경기 부양을 위해 위안화 가치를 절하했지만 시장에 신뢰를 주기에는 부족하다”고 밝혔다. 크루그먼 교수는 중국이
[뉴욕 = 황인혁 특파원 / 베이징 = 박만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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