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판 수능’ SAT를 반영하지 않는 미국 대학이 또다시 늘어났다. 이에 SAT 성적의 필요성에 대해 옹호론자들과 반대론자들 사이에 논쟁이 벌어지며 미 교육계가 술렁이고 있다. 한국에서 수능 시험을 둘러싸고 매년 벌어지는 논란이 미국에서도 똑같이 재현되는 모습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지난 7월 워싱턴 DC에 위치한 조지워싱턴 대학은 입학전형 지원자에게 SAT 성적 필수 제출을 요구하지 않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조지워싱턴대는 입학생의 다양성을 늘리기 위해 이번 SAT 필수 제외 결정을 내렸으며, 또 점수가 조금 떨어지는 학생이더라도 충분히 대학 교육 과정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둘 수 있음을 인정하는 조치라고 밝혔다. 조지워싱턴대 입학처장 카렌 펠튼 교수는 “조지워싱턴대를 희망하는 학생들이 SAT 점수 때문에 지원을 망설이지 않도록 하기 위한 정책”이라고 설명했다.
조지워싱턴대의 결정처럼 SAT 성적 제출을 선택사항으로 돌리는 흐름이 최근 몇 년 사이 미 대학가에서 대세로 자리잡았다. 지원자가 SAT 성적을 제출하지 않아도 되는 미국 대학은 2014년 이후 20여 곳이나 늘어났다. 현재까지 850여 곳 미국 대학이 지원자에게 SAT 성적 제출을 요구하지 않거나 필수 아닌 선택사항으로 넘기고 있다.
이번 조지워싱턴대 결정을 계기로 미 교육계에서 SAT 성적의 필요성에 대한 논란이 다시금 일고 있다.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이들은 SAT 성적이 장래 학문적 성취를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라고 생각하고 있다. 또 소수인종, 저소득층 학생들이 높은 SAT 성적을 활용해 더 좋은 대학에 진학할 수 있게 된다고 여긴다.
SAT 시험을 관리하는 비영리 단체 칼리지보드에서 일하는 신디 슈마이저는 “지식은 부족한 것보다 충분한 게 나은데, 특히 모든 아이들을 공평하게 비교할 수 있는 환경에서 측정되는 SAT 성적은 더더욱 그렇다”고 힘주어 말했다.
반면 불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이들은 SAT 성적이 대학에서의 성취와 아무 연관성이 없으며, 고등학교 성적(GPA)만으로도 충분히 우수한 학생을 가려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실제 2014년에 33개교에 재학중인 12만3천여 명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 SAT 성적을 제출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간에 대학 학점에서 유의미한 차이가 발견되지 않았다.
한국에서 수능시험 대비 사교육이 성행하는 것처럼, SAT 대비 사교육 시장이 팽창 일로에
[문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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