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연합뉴스 |
굉음과 함께 2m가까이 치솟아 오른 화염, 두동강이 난 육신, 팔다리를 잃고 기어다니는 사람들….
폭탄 테러가 발생한 직후 태국 방콕의 도심 사고 현장은 아비규환이라는 말이 지나치지 않을 정도로 참혹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솜욧 품품무엉 경찰청장은 힌두 사원인 에라완 사원 근처 의자에 설치된 TNT 3㎏의 사제 폭발물이 터졌으며, 이 폭탄의 파괴력이 반경 100m에 미쳤다고 발표했습니다.
18일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방콕의 관광명소인 에라완 사원 근처에는 많은 인파로 활력이 넘실대던 평소와 달리 조용한 공포가 흘렀습니다.
전날 발생한 테러가 너무 잔혹해 주민들과 관광객들의 표정에서는 충격이 고스란히 묻어났습니다.
현재까지 확인된 사망자가 20명을 넘고, 부상자도 120여 명인 것으로 집계되고 있습니다.
태국은 이슬람 분리주의자들이 독립 및 분리를 요구하는 남부 지역에서 매일같이 소규모 테러가 발생하고 있으나, 세계적인 관광도시인 방콕 도심에서 대규모 폭발이 발생한 것은 이례적이라서 시민들이 느끼는 공포감이 더 컸습니다.
가까스로 화를 면해 심하게 다치지 않았으나 근처에서 폭발을 간접 경험한 이들은 저마다 충격적인 경험을 털어놓았습니다.
즉사한 시신들이 이송되는 모습을 보며 자신도 그들 가운데 한 명이었을 수 있다는 생각에 몸서리를 치는 이들도 눈에 띄었습니다.
에라완 사원을 방문한 동생을 밖에서 기다리가다 폭발을 지켜본 산지브 뱌야스가 이들 가운데 한 명입니다.
그는 "누가 뜬금없이 나를 확 떼미는 것 같았다"며 "거대한 돌풍과 날아다니는 파편이 순식간에 들이닥쳤다"고 폭발 순간을 떠올렸습니다.
산지브는 계획된 영화 촬영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언뜻하다가 자신이 땅바닥에 고꾸라진 것을 인지하고서야 진짜 폭발이라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그는 "여기저기 시신과 자전거가 널브러져 있고 자동차는 불에 활활 타고 있었다"며 "사람은 모두 비명을 지르고 자동차는 모두 경적을 울리는 완전한 혼돈, 아비규환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호주 시드니에 사는 레이피 포터도 사건 현장 근처에서 폭발을 경험했습니다.
포터는 "내 몸이 빨려들어가는 것 같다가 갑자기 다시 튕겨져 나왔다"며 "불길과 함께 파편이 허공으로 높이 치솟았다"고 기억을 되살렸습니다.
그는 "폭발 충격으로 머리가 얼얼한 채로 달아나다가 넘어진 사람들을 많이 봤다"며 "기어가는 사람들도 있었고 팔다리가 사라진 사람들도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리처드 스리쿠레자는 현장 근처에서 폭발 직후 달아나던 군중 가운데 한 명이었습니다.
그는 "거의 항상 사람들로 꽉꽉 들어차 번잡한 곳에서 폭탄이 터졌다"며 "다치지 않은 이들은 모두
다소 멀리 있던 카리시나 푼잘리는 사건 현장을 보지 못했으나 굉음과 독한 냄새 때문에 바로 공포에 질렸습니다.
그는 "천둥이 쳤나 싶어 하늘을 봤으나 구름이 없었다"며 "피어오르는 연기 속에 사이렌이 울리고 고무 타는 냄새가 나기 시작하자 창문을 닫았다"고 증언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