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 폭탄테러 사망자 21명·부상 123명 '사상 최대 규모'…"관광산업 타격 노린 듯"
↑ 방콕 폭탄 테러/사진=MBN |
태국 방콕 도심에서 17일 벌어진 폭탄 공격으로 인한 사망자가 외국인 7명을 포함해 21명으로 늘어났습니다. 부상자는 120여 명에 달하고 있습니다.
아직 누구의 소행인지 확인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태국 정부는 관광산업을 위축시키기 위해 외국인 등 관광객을 노린 공격이라고 주장했습니다.
18일 현지 언론과 경찰에 따르면 전날 오후 방콕 도심 관광 명소인 에라완 사원 근처에서 발생한 폭탄 폭발로 현재까지 21명이 사망하고, 123명이 부상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솜욧 뿜빤모엉 경찰청장은 힌두 사원인 에라완 사원 근처 의자에 설치된 TNT 3㎏의 사제 파이프 폭탄이 터졌으며, 이 폭탄의 파괴력이 반경 100m에 미쳤다고 발표했습니다.
뿜빤모엉 경찰청장은 "사망자가 30명까지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며 "저녁 7시의 사원이 사람들로 붐빈다는 것을 알고 다수의 사망자를 노려 폭탄을 설치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사망자 가운데에는 중국인 2명, 홍콩인 2명, 말레이시아인 2명, 싱가포르인 1명 등 외국인 7명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태국인 5명도 사망했으며, 나머지 사망자들의 국적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태국 주재 한국대사관은 한국인 부상자가 있는지 현장 근처 병원, 현지 경찰 등을 상대로 계속 확인하고 있습니다.
이번 폭탄 공격은 방콕에서 발생한 것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로, 아직 어떤 단체의 소행인지는 밝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태국 정부 대변인인 웨라촌 수콘다빠티빡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아직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자처하는 단체가 나오지 않고 있어 이번 폭발을 테러 공격으로 연결시키기는 이르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정부는 이번 공격이 태국 관광산업을 위축시킬 목적으로 외국인을 비롯한 관광객을 노린 것이라고 추정했습니다.
쁘라윗 웡수완 부총리 겸 국방장관은 로이터통신에 이번 공격이 관광지 근처에서 발생한 점을 미뤄볼 때 태국 경제와 관광산업에 타격을 가하려는 자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태국 남부지역에서 이슬람 분리주의자들이 독립과 분리를 요구하며 연일 소규모 테러를 벌이고 있으나 군 관계자는 "이번 공격은 남부 분리주의자들 전술과 일치하지 않는다"며 이들의 소행일 가능성을 배제했습니다.
남부와 달리 방콕에서는 이슬람 테러가 드물지만 반정부 시위 등 정치 불안이 잦아 방콕 도심에서 과거 폭탄 테러가 적지 않게 일어났습니다.
태국은 지난해 상반기에 약 반년 동안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계속되자 당시 육군 사령관이었던 쁘라윳 현 총리가 같은 해 5월 쿠데타를 일으켜 탁신 친나왓 전 총리의 여동생인 잉락 친나왓 전 총리 정부를 몰아내고 집권했습니다.
당시 시위 기간에 방콕 시내 곳곳에서 소규모 폭탄 테러가 발생했으며, 올해 2월에도 중심가 대형 쇼핑몰 근처에서 폭탄 2개가 터졌습니다.
이번 폭탄 폭발은 지난해 쿠데타 후 처음으로 발생한 대규모 공격에 해당합니다.
에라완 사원이 위치한 라차프라송 교차로 일대는 정치적 시위가 자주 발생했던 곳으로, 지난 2010년에는 탁신 전 총리를 지지하는 이른바 '레드셔츠' 시위대가 장기간 시위를 벌였으며, 이를 진압하던 과정에서 90여 명이 숨졌습니다.
미국, 유럽연합(EU) 등은 이번 폭탄 공격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으며, 미국은 이번 폭발이 이슬람 단체의 테러인지 여부는 속단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태국 정부는 방콕 시내 주요 지점과 관광지 등에 경비를 강화했으며, 이날 방콕시내 438개 학교가 임시 휴교에 들어갔습니다. 정부는 아울러 국민에게 혼란에 빠지지 말고 일상생활을 유지할 것을 당부했습니다.
한국대
한편 이번 폭탄 공격의 영향으로 이날 외환시장에서는 태국 바트화의 달러 대비 환율이 0.5% 상승해 가치가 2009년 4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