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열정 페이’ 논란의 중심에 선 유엔의 무급 인턴들이 반기문 사무총장에게 편지를 보내 문제 해결을 호소했다.
유엔 인턴과 젊은 직원들의 모임인 ‘공정하게 보상받는 양질의 인턴십 계획’(QFRII)은 지난주 반 총장에게 편지를 보내 “인턴은 경험뿐만 아니라 재정적, 비재정적으로 필요한 지원을 받아야 한다”며 유급 전환을 촉구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들은 유엔 유럽본부가 위치한 스위스 제네바에서 비싼 주거비 때문에 천막에서 노숙생활을 하다 6개월 만에 사직한 한 무급 인턴의 사연이 전 세계 언론에 소개되면서 여론의 지지를 얻은 데 힘입어 유엔 수장까지 직접 압박하고 나섰다.
인턴들은 ‘유엔은 주요기관이나 보조기관에 참가하려는 남녀에게 어떠한 제한을 둬서는 안 된다’는 내용의 유엔 헌장과 ‘모든 사람은 차별 없이 똑같은 일에 똑같은 보수를 받을 권리가 있다’는 세계인권선언 조항을 근거로 “무급인턴제는 재정 지원 없이 일할 수 없는 유능한 젊은이들에게 간접적 제한을 둔 것”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인턴들이 주로 근무하는 미국 뉴욕(본부 소재지)과 스위스 제네바가 물가가 비싼 도시라는 점에서 무급제도가 제3세계 인턴들의 국제사회 진출 기회를 박탈하고 있다고 이들은 지적했다.
QFRII 대표인 디미트리 바르베라는 WP와의 인터뷰에서 “각국의 유엔 대표부를 접촉해 인턴 문제를 9월 유엔 총회에서 의제로 올릴 가능성을 찾아보고 있다”며 “인턴 문제에 대한 국제적인 관심 덕분에 기회가 열리고 있다. 관심을 실제 행동으로 바꾸기 위한 작업이 이제 막 시작된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반 총장은 18일 유엔 사무국 인턴들과의 사진촬영 시간에 인턴의 재정적 문제에 대해 사과하는 발언을 했으나 바르베라는 반 총장의 발언이 “매우 불만족스러웠다”고 전했다.
[매경닷컴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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