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연합뉴스 |
러시아의 수도 모스크바에서 생긴 지 30년 된 누드비치가 "타락한 이들의 온상"인 만큼 폐쇄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자 "그렇다면 대체 지역을 마련하라"는 요구도 나와 귀추가 주목됩니다.
24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은 모스크바 강변 공원 중 나체주의자들이 모이는 '세레브랴니 보르' 지역의 폐쇄를 요구하는 캠페인을 류드밀라 스테벤코바 시의원이 시작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이끄는 집권 통합러시아당 소속인 스테벤코바 의원은 지난주 자신의 블로그에 모스크바 누드비치 폐쇄를 요구하는 글을 올렸습니다.
그는 "난잡한 파티 혹은 싸움을 하거나 드러내 놓고 성행위를 하는 곳으로 전락했다"며 "규제 법률이 없다고 경찰이 손을 놓고 있는데 이런 식이라면 더 존속하도록 내버려둬선 안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런 주장은 러시아에서 보수적 가치를 옹호하는 움직임을 반영한 것으로 러시아 정교회의 지지도 받고 있습니다.
이런 분위기가 팽배해진 탓에 동성애와 관련된 것부터 심지어 고전 문학의 애로틱한 장면까지도 논란에 오른다고 가디언은 지적했습니다.
앞서 지난 5월 상트페테르부르크의 50년 된 누드비치도 '공중 도덕의 위해요소'로 규정한 당국에 의해 폐쇄됐습니다.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악명높은 보수계 의원인 비탈리 미로노프는 "벌거벗은 늙은 털북숭이 변태들로부터 아이들을 보호해야 한다"며 폐쇄 조치를 옹호했습니다.
반면 누드를 옹호하는 '전국자연주의자 연합회' 모스크바 지부의 세르게이 미츄신 대표는 화장실이나 쓰레기통 같은 편의시설이 없어 누드비치가 꽤 더럽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폐쇄한다면 대체 지역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미츄신 대표는 누드비치가 모스크바의 주요 부동산 개발 지역 인근에 있어 폐쇄요구가 나온
스테벤코바 의원의 동료이자 시의회 도시계획위원회 올레그 소로카 부위원장은 "누드도 엄연히 하위문화의 하나인 만큼 굳이 폐쇄할 필요는 없다"며 "이 문제를 공론화한 다음 여론이 긍정적이라면 대체 지역을 찾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