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3대 국영 이동통신사인 차이나모바일, 차이나텔레콤, 차이나유니콤 수장이 한꺼번에 교체됐다. 시진핑 정부가 국영기업 개혁을 외치는 가운데 3대 통신사 사장을 일시에 교체한 만큼 통신업계 개혁을 위한 신호탄이라는 평가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5일 중국 공업정보통신부(공신부)를 인용해 “차이나모바일 회장직에 샹빙 중국 공신부 부부장(차관급)이 임명됐다”고 밝혔다. 또 차이나텔레콤과 차이나유니콤 회장은 서로 맞바꿔 임명됐다고 전했다. 이로써 청샤오빙 차이나유니콤 회장은 차이나텔레콤으로, 왕샤오추 차이나텔레콤 회장은 차이나유니콤으로 자리를 옮기게 됐다.
제일재경은 갑작스런 인사 배경에 대해 “중국 정부가 국유기업 개혁에 나선 가운데 통신업계에도 대대적인 개혁이 예상된다”며 “최근 텐센트 등 인터넷 기업들의 공세로 이통사들이 실적 부진 늪에 빠져있는데 중국 당국이 구조조정을 통해 기강 다지기에 나섰다”고 분석했다.
최근 중국 정부는 리커창 국무원 총리가 직접 나서 이통사들에 통신·데이터 요금 인하를 주문하는 등 개혁 고삐를 죄고 있다. 통신업계는 인터넷 인프라 투자 확대와 요금 인하를 비롯해 ‘데이터 서비스’와 같은 신성장 산업에도 힘을 쏟고 있다.
그동안 통신시장을 독과점하며 통화료와 문자메시지 수익을 챙겼던 중국 이통사들은 새로운 경쟁 국면에 놓여있다. 최근 인터넷 기업들이 모바일 인터넷전화(m-VoIP), 무료 메시징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통신사 수익을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 상반기 차이나모바일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0.8% 하락한 573억위안(10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9% 오른 3407억위안(63조원)이다. 이는 모두 시장전망치를 밑돈 수치다. 나머지 이통사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차이나텔레콤 영업수익과 순이익은 각각 4.9%, 0.8% 떨어졌다. 차이나유니콤도 영업이익이 3.3% 하락했다.
중국 이통 3사는 ‘데이터 서비스’를 앞세워 변화를 꾀하고 있다. 데이터 서비스로 전환하겠다는 의미는 빠른 통신망인 4세대 LTE를 앞세워 모바일 영상, 게임 등과 같은 콘텐츠 소비를 촉진시키고, 나아가 콘텐츠 판매, 유통까지 하겠다는 것이다.
차이나모바일은 올해 6월 말을 기준으로 가입자 8억1000만명을 보유한 중국 최대이자 세계 최대 이통사다. 가입자 중 1억9000만명이 LTE를 이용하고 있다. 2
중국청년망은 “이통 3사는 중국 전역에 모바일과 광대역 인프라 개발을 통해 체질 개선에 나설 것”이라며 “이번에 최고경영진을 교체한 것은 중국 정부의 개혁 의지가 반영된 조치”라고 설명했다.
[김대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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