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정부가 ‘여왕 암살’을 음모한 자국민 출신 ‘이슬람국가(IS)’ 조직원을 무인기 공습을 통해 사살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7일(현지시간) 의회 연설에서 지난달 21일 시리아 락까에서 이동중인 카디프 출신의 레야드 칸(21)과 애버딘 출신의 루훌 아민(26)을 겨냥해 영국 공군 드론이 정밀 공습을 했다고 밝혔다. 이 공격으로 이들과 다른 IS 조직원 등 모두 3명이 사망했다고 캐머런 총리는 밝혔다. 공습에 사용된 것은 미국산 리퍼 드론으로 영국 링컨셔 공군기지에서 출발했다.
캐머런 총리는 “칸과 후세인은 올 여름 열린 기념행사를 비롯해 여러 공공 행사에서 테러 공격을 벌이려 했다”면서 “이들이 영국 땅에서 테러를 벌이는 음모를 꾸몄기 때문에 ‘자위권’을 발휘해 이뤄진 공습”이라고 강조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이들이 지난달 15일 런던에서 열린 제2차 세계대전 전승기념일 행사에서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을 암살하려 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기념행사에는 여왕은 물론 캐머런 총리와 찰스 왕세자 부부도 참석했다.
칸은 2013년 IS 가담을 위해 시리아로 떠난 인물로, 함께 사망한 아민과 함께 IS 선전 영상에 출연하기도 했다고 캐머런 총리는 밝혔다. 캐머런 총리는 또다른 영국인 조직원 주나이드 후세인(21)도 지난달 24일 미군이 시리아 라까에서 벌인 공습으로 사망했다는 사실도 밝혔다.
그러나 이번 공습은 영국 내에서 논란을 확대시킬 것으로 보인다. 영국군이 전시가 아닌 상황에서 자국민을 공격했는데 의회 승인없이 독자적인 판단에 따라 진행했기 때문이다. 과거 영국 의회는 이라크에서 영국군 공습에 대해서는 표결을 통해 승인했으나 시리아에 대한 공습은 거부한 바 있다. 해리엇 하먼 노동당 당수 직무대행은 이에 대해 독립 기관의 진상 조사를 요청하고 나섰다.
난민 문제로 반대여론에 휩싸인 캐머런 총리가 국면 전환을 위해 이번 내용을 공개했다는 설명도 나온다. IS 위험성을 부각시켜 중동 난민에 대한 동정여론을 잠재우려고 한다는 것이다.
한편 암살 음모를 무사
[이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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