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이 이달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미 기간에 대규모 IT포럼을 개최하는 등 경제분야에서 적극적인 협력을 모색한다. 외교안보 분야는 견제하되 협력할 분야는 철저하게 협력하는 미국과 중국의 실용주의 전략이 맞아떨어진 결과다.
9일(현지시간) 미국 외교가와 주요 언론에 따르면 시 주석 방미기간인 오는 23일 시애틀에서 양국 기술기업들이 총집결하는 ‘미·중 인터넷 산업포럼’이 열린다. 포럼에는 중국 인터넷 감독기구 수장인 루 웨이 국가인터넷 정보판공실 주임(장관급)을 비롯해 대표 포털인 바이두의 리옌훙 회장,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의 마윈 회장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시 주석 역시 행사에 참석해 연설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에서는 행사를 공동 주최하는 마이크로소프트 인사들을 포함해 애플 페이스북 IBM 구글 우버 등 글로벌 IT기업 임원들이 초청받았다. 팀 쿡 애플 CEO가 참석할 가능성도 있다.
IT포럼과 별개로 미국은 정상회담을 통해 중국의 지속적인 경제개혁을 촉구하고 미국 기업들에 대한 중국의 차별대우 시정을 요구하는 등 경제문제를 최우선 의제로 상정할 방침이다. 또 기후변화와 무역·투자, 대테러 대책, 북핵문제 등에서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어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시 주석의 정상회담에서 긍정적 성과가 기대된다.
이에 비해 양국 외교·안보 분야에서는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와 미국 정부 서버 해킹 문제를 놓고 팽팽한 긴장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남중국해에 인공섬을 건설하고 전초기지 확장을 시도하는 중국에 대해 오바마 정부가 강력 대응해야 한다는 정치권 압박이 거세지고 있는 탓이다. 또 최근 미국 정부기관 서버 해킹 배후에 중국 기업과 개인이 있는 것으로 지목하고 백악관을 중심으로 제재를 검토중이다.
대선 국면을 맞아 공화당 대선주자들이 중국 성토에 나선 것도 일종의 악재다. 공화당 유력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는 중국이 미국의 일자리를 잠식하고 있다면서 미국 경제가 중국과 결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화당 소속의 스콧 워커 위스콘신 주지사는 시 주석 방미를 국빈방문이 아닌 실무방문 이하로 격을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시 주석 미국 방문 기간이 프란치스코 교황의 워싱턴 방문시기와 겹치는 점이 중국으로서는 불리한 요소다. 교황 방문에 여론이 집중되면서 시 주석은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게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2
[워싱턴 = 이진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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