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몽같았던 순간들을 김형오 기자가 설명합니다.
납치는 백주 대낮에 일어났습니다.
인터뷰 : 유경식 / 55세
-"가즈니주를 지나면서 운전사가 아는 사람인 현지인 2명을 태웠다. 모르는 사람 태우냐고 했더니 가면서 내려주면 된다고 아는 사람이라고 했다."
잠시 뒤 뒷자리에서 총 소리가 났고, 일행은 40일간의 암흑같은 격리 생활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인터뷰 : 유경식 / 55세
-"나는 뒷쪽에 앉았는데 앞에서 앉은 사람이 총을 겨누면서 정지 수신호를 했는데 운전사가 무시하니까 발포했다. 운전사가 정지를 했고 정지를 하니까 탈레반이 차를 옆으로 빼라면서 차 바퀴에 한발을 쐈다. 차 안으로 무장한 2명이 올라와 운전사를 구타한 거 같고 전부 내리라고 했다."
납치뒤 일행들은 3~4명씩 다섯 그룹으로 각각 분산 수용됐습니다.
인터뷰 : 유경식 / 55세
-"우리는 민가를 주로 돌아다니면서 12번을 옮겼다. 6일쯤 지난 뒤 분산됐다. 나흘 밤을 자고 4박5일만에 분산되기 시작했다."
두 명이 살해당했다는 소식을 라디오를 통해 전해들었지만, 구체적으로 누가 살해됐는지는 알 수 없었습니다.
인터뷰 : 유경식 / 55세
- "영어 방송하는 것을 들려주는데 중국에서 하는 영어 방송인데 1분동안 들었다. 21명 중에 여자 2명이 석방됐다. 23명 중 2명은 살해된 것으로 뉴스를 들었다. 가슴철렁했지만 내색을 못했다. 충격 받을까 봐 속으로만 알고 있었다."
납치된 순간부터 살해 위협을 받았지만, 실제로 일행중 누군가 살해됐다는 사실은 그야말로 충격이었습니다.
인터뷰 : 유경식 / 55세
- "맨 처음에 전체를 집합시켜서 일렬로 세우고 담벼락 앞에 기관총 소총으로 위협했다. 서너명이 무기로 위협하고 한사람이 비디오 카메라로 찍었다. 거의 패닉 상태였다."
탈레반은 배형규 목사와 심성민 씨를 본보기 차원에서 살해했습니다.
인터뷰 : 유경식 / 55세
- "무작위로 데리고 나간 것이다. 본보기로 한 것 아닌가 생각한다. 다른 12명(6+6) 중 1조 6명 중에 배 목사가, 2조(4+2) 중 4명 그룹에서 심성민 씨가 나갔다."
지옥과 같은 42일간의 피랍 일기.
아직도 살아 돌아 온 것이 기적같기만 합니다.
mbn뉴스 김형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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