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가 내친 아이 오바마가 안아준다

재능을 발휘해 시계를 만들었지만 폭탄제조자 취급받은 무슬림 고교생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백악관으로 초청해 위로키로 했다. 이같은 소식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전해지자 해당 학교와 경찰에는 비난이 빗발친 반면 오바마 대통령의 따뜻한 리더십은 찬사를 받고 있다.
16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에 따르면 텍사스주 댈러스 인근에 사는 무슬림 출신의 고교생 아흐메드 모하메드(14)가 취미로 만든 시계를 선생님께 자랑하려고 학교에 가져갔다. 시계를 본 교사는 모하메드 특기를 칭찬하기는 커녕 “폭탄이 아니냐”며 교장에게 보고했고, 교장은 경찰에 신고하는 사태로 이어졌다. 이에 경찰은 수업 중이던 모하메드를 교실 밖으로 끌어내 조사하고 심지어 수갑을 채워 유치장에 감금했다. 학교는 3일간 정학 처분도 내렸다.
현지 매체들은 이같은 일이 모하메드가 아프리카 수단 출신의 가난한 무슬림 이민자 가정 출신이라는 점에서 비롯됐다고 지적했다.
소식을 전해들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모하메드가 만든 멋진 시계를 직접 보고 싶다”면서 “백악관에 가져와 주겠니”라고 초청 의사를 밝혔다. 또 “너처럼 과학을 좋아하는 아이들이 미국을 위대하게 만든단다”라고도 했다.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 마크 저커버그도 페이스북 본사로 모하메드를 초대하고 싶다는 글을 남겼다.
모하메드를 가짜폭탄 제조 혐의로 기소하려던 경찰은 백악관으로부터 날아든 소식에 부랴부랴 무혐의 처분을 내리기로 했다.
민주당 유력 대선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근거없는 추정과 두려움이 오히려 우리의 안전을 위협한다”면서 “무슬림이라는 이유로 막연한 의심과 공포를 갖는 것은 우리 주변에 있는 최대의 적”이라고 밝혔다.
[워싱턴 = 이진명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