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례없는 강달러 기조가 미국 수출업체들을 위협하고 있는 가운데, 세계 최대 소셜 커머스 업체 그루폰 역시 대규모 구조조정 상황에 내몰리는 등 위기를 맞고 있다.
미국 소셜커머스 업체인 그루폰은 22일 공시를 통해 향후 1년간 전세계 지점에서 직원 1100명을 감원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그루폰이 고용하고 있는 전세계 직원의 약 9.3%에 해당하는 규모다. 아울러 모로코 필리핀, 대만, 태국 등 해외 6개 국가에서 영업을 중단하기로 했다. 이날 리치 윌리엄스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에서 “해외사업부와 고객서비스부문에서 구조조정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루폰의 이같은 조치는 지난해 중순부터 이어진 달러화 강세의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달러 가치가 치솟으면서 그루폰에서 판매되는 미국산 제품들의 가격경쟁력이 저하돼 실적에 악영향을 미친 것이다.
그루폰은 전체 매출의 43%를 북미지역을 제외한 시장에서 올리고 있을 만큼 해외 의존도가 크다. 이번에 7개 해외 국가에서 사업을 철수한 이유도 같은 맥락이라 볼 수 있다. 강달러에 타격을 받은 그루폰은 이미 지난 달부터 해외사업비중을 줄여왔다. 지난달에는 그리스와 터키 사업을 접었고, 한국에서도 최대주주로 있는 티켓몬스터의 지분 46%를 팔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있다. 최근 전자상거래업체간 경쟁이 대단히 치열해진 인도에서도 지배지분을 팔아 넘겼다.
이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그루폰은 감원 대상 인원 퇴직금 등 구조조정 비용으로 총 3500만 달러(약417억원)가 소요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때 전세계적으로 공동구매 열풍을 일으키며 수많은 아류 업체들을 탄생시키도 했던 그루폰은 지난 2011년 당시 미국 증시에서 IT기업으로서는 구글 이후 최대규모의 기업공개(IPO)를 기록한 바 있다. 하지만 이후 이베이, 아마존 등 기타 전자상거래업체들이 온라인 상거래 시장 점유율을 늘려나가고, 동종업체들간의 경쟁이 강화되면서 실적이 하락하기 시작했다. 그루폰의 상징과도 같던 온라인
22일 그루폰의 주가는 2011년 IPO 당시 대비 80% 가량 하락한 4.08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강달러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난해 하반기 최고점과 비교하면 3분의 1토막이 난 셈이다.
[연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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