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이 발효되는 즉시 일본산 자동차 부품의 80% 이상에 대해 수입관세를 철폐하기로 했다.
미국은 지난달 30일부터 애틀랜타에서 시작된 TPP 각료회의에서 협상을 주도하는 미일 양국 간 현안에 대해 대략적으로 합의하기 위해 이 같은 방침을 정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이날 보도했다.
미국은 지난 7월 하와이 TPP 각료회의에서 관세 철폐 범위를 50%로 주장했는데 이번에 80% 이상으로 양보하는 것이다.
미국이 일본에서 수입하는 자동차 부품 가운데 중요한 품목은 100개 정도다. 미국은 안전벨트, 브레이크, 배기가스 정화 필터 등 품목에 대해서는 수입 관세를 철폐할 예정이다. 하지만 변속기, 기어 박스 등 미국 업체들이 보호를 요구하는 품목에 대해서는 협정이 발효되더라도 당장 관세를 철폐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은 수입관세를 즉시 철폐하지 않는 나머지 품목들에 대해서도 협정 발효 이후 10년 안으로 모두 철폐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일본의 대미 자동차 부품 수출액은 연간 2조엔(약 20조원) 정도이며 현행 2.5%인 수입 관세가 사라지면 일본 기업들의 부담은 약 500억 엔 정도 줄어들게 된다.
다만 미국과 일본이 최종 협상 중인 자동차 본체에 대한 수입 관세는 철폐하기까지 30년 정도 걸릴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외에 또 다른 미일 간 주요 쟁점인 농산물에 대해선 일본이 양보안을 검토하고 있다. 일본은 앞서 연간 무관세로 수입하는 미국산 쌀의 물량을 7만t으로 제안했는데 여기에 추가로 5만t을 수입하는 새로운 제안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일본은 멕시코와 원산지 규정을 놓고 의견이 대립하고 있다. 일본은 제품을 만들 때 TPP역내에서 제조한 부품의 비율이 낮더라도 관세를 철폐하자고 요구하고 있으나
전문가들은 이번 각료회의에서 주요 쟁점에 대해 합의하지 못하면 올해 안에 TPP 협상을 타결하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정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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