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GDP의 38%를 차지하는 환태평양 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이 5일(이하 현지시간) 타결됐다.
미국과 일본 등 12개국 무역·통상 장관들은 이날 오전 미국 조지아 주 애틀랜타의 리츠칼튼 호텔에서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엿새간의 밀고 당기기 끝에 의약품 특허보호 기간을 비롯한 핵심쟁점들을 일괄 타결했다고 발표했다.
마이클 프로먼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기자회견 모두발언을 통해 “협상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프로먼 대표는 TPP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일자리를 유지하고 지속적인 성장을 이끌며, 포용적 발전을 촉진하고 혁신을 북돋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협상에서 미국은 국내법에서 정한 12년 동안 바이오 의약품의 특허를 인정하자는 입장이었지만, 호주와 뉴질랜드 등의 의견을 받아들여 ‘최소 5년’에 합의했다.
특허 기간이 길면 바이오 의약품 제조업체의 신약 개발을 독려하는 효과가 있는 반면, 다른 업체들이 유사한 약품을 개발하는 것을 막아 소비자로서는 높은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비관세를 적용할 자동차에 대한 규정과 관련해서도 미국이 양보했다.
애초 미국은 TPP 역내에서 생산된 부품이 60%를 차지할 경우에만 관세를 부과하지 않도록 하자고 주장했지만, 일본의 주장인 40%에 더 가까운 45% 선으로 합의됐다.
이에 따라 일본은 자동차를 생산할 때 역외 국가인 중국, 태국 등에서 생산한 부품을 더 많이 사용할 수 있게 됐다.
미국은 25%가 적용되는 트럭에 대한 관세는 30년 뒤에, 2.5%가 적용되는 승용차에 대한 관세는 25년 뒤에 각각 없애기로 했다.
농업 분야에서는 일본과 캐나다가 한 발짝 물러섰다.
일본은 미국 쌀 5만t에 면세를 부여하고 13년 뒤에는 이 물량을 7만t으로 늘린다.
캐나다는 5년에 걸쳐 낙농시장의 3.3%, 달걀 시장의 2.3%, 치킨시장의 2.1%, 칠면조 시장의 2%를 각각 외국에 개방한다.
이 밖에 협정에는 각국 정부가 주요 계약을 체결할 때 자국 기업과 외국 기업을 차별하지 않고, 베트남과 멕시코, 말레이시아 등에서는 노동여건을 향상시키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12개 참가국들은 공동성명을 통해 “이번 협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협정 참가국 국민에게 혜택을 줄 야심 차고, 포괄적이며, 수준높고, 균형잡힌 목표가 달성됐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TPP 소식을 접한 네티즌은 “TPP, 드디어 타결했네” “TPP, 세계 최대 무역협정 탄생했군” “TPP, 중국은 어떤 전략 내세울까” 등의 반응을 보였다.
[매경닷컴 오용훈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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