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전문가들은 미국의 저금리 상태가 예상보다 더 장기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중국 경기둔화와 신흥시장 불안 여파에 따라 미국이 금리인상 시기와 폭을 결정하기 힘든 안갯속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다는 진단이다.
브루스 카스먼 JP모건 수석이코노미스트는 7일 저녁(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타임스퀘어 소재 언스트&영 본사에서 열린 ‘제5회 글로벌 한인금융인포럼’에서 “지난 9월에 미국 금리 인상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으나 빗나갔다”며 “인상 시기를 올 12월로 수정했지만 9월 고용지표 악화에 따라 이마저도 불확실해졌다”고 말했다. 월가를 대표하는 경제통이자 조기 금리인상을 주장하는 매파인 그 조차 연내 금리 인상을 확신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매일경제신문과 코리아소사이어티, 한인금융인협회(KFS)는 이날 ‘미국 금리인상기 글로벌 투자전략’을 주제로 이번 포럼을 공동 주최했다. 월가에서 ‘부동산투자의 대부’로 통하는 배리 스턴리히트 스타우드캐피탈 회장도 이날 “장기금리 곡선이 안정적인것은 장기금리가 계속 오르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을 투자자들이 갖고 있다는 얘기”라며 저금리 기조가 상당 기간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포럼에 참석한 월가 전문가들의 진단은 벤 버냉키 미국 연준 전 의장의 발언과도 맥락을 같이 한다. 버냉키 전 의장은 이날 월스트리트저널과 인터뷰에서 “2018년까지 기준금리가 3%에 웃돌 것이라는 연준 목표와 달리 연방기금금리 선물은 2% 또는 그에 밑돌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전했다. 3%에 달할 것이란 미국 연준 목표와 달리 기준금리가 쉽게 오르지 않을 것이란 시장의 전망이다.
바클레이스, 도이치뱅크, BNP파리바 등 주요 금융기관들이 미국의 첫 금리 인상 시점을 내년 3월로 늦췄다고 블룸버그도 이날 보도했다.
금리인상 시점이 불확실해지면서 투자전략도 변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스턴리히트 회장은 “미국 주식이나 채권 같은 전통자산이 시장 변동성에 민감하게 반영하고 저금리 기조가 예상보다 오래 갈 것임을 감안할 때 부동산 투자가 주식·채권보다 낫다”고 전망했다. 계속되는 저금리 추세 속에 주택담보대출 이자보다 임대 수익이 더 높은 만큼 기존 건물을 사들이는게 아직까지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포럼 발표자들은 중국발 리스크에 대한 경고도 잊지 않았다. 카스먼 JP모건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올해는 중국 경제가 6% 성장률을 지탱하겠지만 향후 수년 내로 5%대로 미끌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중국 경제 부진의 충격은 선진국보다 신흥국에 더 클 것이라고 덧붙였다.
올해로 5회째를 맞는 한인금융인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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