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최대 은행인 도이치방크가 최고위급 임원들을 물갈이하며 대대적인 조직 개편에 나섰다. 최근 실적 악화로 대규모 감원 바람이 불고 있는 유럽 금융업계에 또다른 극약처방 사례다.
1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도이치방크는 최고위급 임원 4명을 교체했다. 이와 함께 갈수록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는 투자은행(IB) 사업부를 둘로 쪼개는 조직개편을 단행할 예정이다.
은행 IB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콜린 판 공동대표와 자산관리사업부를 이끌고 있는 미셸 파이솔라는 이번 개편의 희생양이 됐다. 스테판 크라우제 전 최고재무책임자(CFO)와 독일, 영국을 제외한 유럽사업부 CEO를 맡고 있는 스테판 레이트너 역시 도이치방크를 떠난다.
총 5개 부문으로 나뉘어진 도이치방크의 기업·투자은행(CIB) 사업부가 둘로 쪼개지는 동시에 나머지 4개 부문도 대폭 조정된다. 기업금융(CF) 부문은 글로벌 트랜잭션 뱅킹(GTB) 부문과 합쳐지고, 영업·트레이딩 사업부는 별도 부서로 독립한다. 기존 자산관리(AWM) 사업부내 자산운용 부문은 소매금융 사업부에 편입된다. 도이치방크는 그룹 집행위원회를 없애고 핵심 사업부 4곳을 경영진 직속으로 편제하는 방안도 발표했다.
이번 개편방안은 도이치방크의 업체의 5개년 계획을 발표하기 불과 10일 전에 발표됐다. 도이치방크는 올 한해 대형 스캔들에 연이어 휘말리며 실적이 곤두박질치고 있다. 은행은 자사 트레이더들이 리보금리 조작 스캔들에 휘말리고, 러시아 자금의 돈세탁 혐의에 휘말리며 안팎으로 내홍을 겪고 있다. 또 미국의 대이란 경제 제재 조치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조사받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도이치방크는 지난 3분기에는 62억유로(약 8조원) 손실을 기록했다. 지난 7월 새로 취임한 존 크라이언 CEO는 조만간 2만3000명 인력
최근 유럽 금융업계에서는 IB 개편 추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영국 바클레이스 역시 새 CEO 영입과 함께 투자은행 사업부를 개편할 예정이고, 크레디트스위스, 스탠더드차타드도 최근 대규모 구조조정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연규욱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