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철강업계가 글로벌 수요 침체에도 생산과잉을 해소하지 않아 철강가격이 급락하고 있다. 마지막까지 버티고 보자는 식의 ‘치킨게임’으로 세계 철강업계에 부담을 전가하고 있다.
중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올들어 9월까지 일정규모 이상 중국 철강업체들의 매출은 가격하락 영향으로 작년 동기보다 19.9% 감소한 2조2400억위안을 기록했다. 이 기간 영업손실은 500억위안(약 8조9000억원)을 넘어섰다. 작년에는 철강업계에서 적자기업 비중이 15% 정도였는데 올해는 2곳중 1곳이 적자를 내고 있다.
글로벌 경기침체와 수요 부진에 따른 철강가격 급락 여파가 컸다. 중국 철강가격지수는 10월말 현재 61.19로, 1년전과 비교해 28% 떨어졌다. 이와 관련해 중국 온라인매체 펑파이는 29일 “일부 철강재 가격은 1Kg당 3.2위안(약 560원)에 불과해 배추값 수준으로 전락했다”고 보도했다.
현재 중국에는 철강사가 1000여곳에 달하는데 상위 10대 철강사 비중이 35% 안팎에 불과하다. 이익을 못내는 중소 철강사가 난립하지만 구조조정이 이뤄지지 않는게 문제다. 감산 움직임도 거의 없다. 올들어 9월까지 철강 생산량은 6억1000만톤으로, 작년보다 2% 감소하는데 그쳤다. 과잉생산 능력을 감축하는 게 급선무지만 업체들은 버티기로 일관하고 있다. 지방정부들도 지역경기 침체를 우려해 손을 못대는 실정이다. 게다가 상당수 철강사들은 지방정부가 지분을 소유한 국유기업들이다.
이러다 보니 중국은 물론 해외 철강업체들까지 공급과잉과 가격하락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중국내 수요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중국 철강사들은 저가 밀어내기 수출로 한국을 비롯한 외국 철강업체에 부담을 전가하고 있다. 올들어 9월까지 중국 기업들의 철강제품 수출량은 8311만톤으로, 작년 동기보다 27% 증가했다. 포스코 광양제철소 연간 생산량 4배를 해외에 수출한 셈이다.
특히 중국 철강업체들은 포화상태인 중국을 벗어나 동남아 등지에 투자를 늘리고 있어 생산과잉 우려를 키우고 있다. 중국 메이저 철강사 가운데 하나인 안산강철은 최근 인도네시아에 연산 500만톤 규모 제철소를 짓기로 했다.
극소수 기업들은 인원 구조조정을 실시하고 있다. 중국 3대 철강사중 한곳인 우한강철은 지난달 직원 45명을
[베이징 = 박만원 특파원 / 서울 = 연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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