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과학굴기’가 서방 국가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입자물리학까지 뻗치고 있다. 중국 정부가 2013년 힉스 입자를 발견한 유럽의 입자가속기를 뛰어넘는 시설을 짓겠다고 밝힌 것이다
29일 중국 국영 차이나 데일리는 “입자가속기의 최종 디자인을 2016년 완성, 2020년에는 건설에 돌입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2013년 힉스 입자를 발견한 유럽원자핵공동연구소(CERN)의 강입자가속기(LHC)보다 최소 2배 이상의 규모가 될 전망이다. 건설 장소로는 중국 허베이성 친황다오시가 유력하다.
입자가속기는 기초과학의 상징과 같은 시설로, 다음 입자가속기가 건설될 장소도 미국·일본·유럽 등 서방국가일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입자가속기를 만들기 위해서는 조단위의 예산과 함께 초전도자석 · 초고속 전자감지기 등의 최첨단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중국이 입자가속기 건설 계획을 발표함으로써 입자물리학의 지형이 뒤흔들리게 됐다. 덩샤오핑 시대인 1983년부터 입자물리학에 꾸준히 투자해 온 결실을 맺은 것이다. 입자가속기 건설계획은 2013년부터 준비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과학아카데미 고에너지물리학연구소의 왕이팡 소장은 “유럽의 입자가속기는 이미 한계에 도달했다. 중국의 가속기는 그보다 7배에 달하는 에너지를 쓸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왕 소장은 “슈퍼입자가속기는 중국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세계를 위한 것”이라며 “전 세계의 물리학자들이 이 프로젝트를 돕고자 중국을 찾을 것”이라 덧붙였다. 이와함께 중국 정부는 최첨단 인공위성 시스템 구축 계획도 발표했다. 중국은 29일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 홈페이지를 통해 GPS·원격탐사·통신 기능에 집중한 인공위성체계 발전 계획을 밝혔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중국의 독자 GPS 시스템인 ‘북두(Beidou)’다. 지난 2000년 출범한 북두는 그동안 제한된 지역에서만 이용 가능했지만, 35개 인공위성을 활용한 시스템이 완성되면 적용범위가 전세계로 확대된다. 정확도도 오차반경은 10미터 이내, 시간오차는 20나노초 이하로 향상된다.
원격탐사
NDRC는 “특정 산업·지역만을 위한 것이 아닌, 국가 안보와 국민의 삶을 전반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방향으로 인공위성을 운영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문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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