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구 크리슈나무르티는 지난 2013년부터 GE 인재관리 총괄 담당 부사장 겸 최고교육책임자(Chief Learning Offier)를 맡고 있다. ‘세계 최고의 인재사관학교’로 알려진 GE 크로톤빌 원장으로서 인재양성을 담당하고 있는 그를 만나 리더의 덕목과 임직원 교육의 실제에 대해 들어봤다. 그는 지난 1994년 GE캐피털 인도지사의 인사담당으로 영입된 후 GE, GE항공 등에서 HR업무를 해왔다. 인도에서 학부와 MBA를 마쳤고 풀브라이트 장학생으로 미네소타대학에서 공부했다.
-GE에서 임직원 교육은 어떤 의미로 진행되나.
▶직위고하를 막론하고 누구나 끊임없이 해야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제프리 이멜트 회장, 존 라이스 부회장 등 180여명의 GE 최고경영진은 모두 2달 전 하루 종일 디지털이 GE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 배우는 시간을 가졌다. 이는 최고 경영진들도 교육을 받아야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의 경우 23살의 디지털 멘토를 두고 있다. 나는 2주에 한번씩 그녀를 만나서 디지털에 대해 공부한다. 그녀 덕분에 나는 트위터 등 SNS사용법을 배우고, 현재 디지털 세계에서 뜨고 있는 트렌드에 대해 배운다. 디지털 세계는 너무나 빠르게 변하기 때문에 배우지 않으면 뒤쳐질 수 밖에 없다.
-크로톤빌의 역할은 무엇인가.
▶두 가지이다. 리더십의 중심점이자 문화의 중심점이라는 것이다. 리더십에 대해 말하자면, 리더라면 누구나 배움을 실현시킬 수 있는 곳이다. 제프리 이멜트 회장은 물론 리더라고 인정받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문화에 대해 말하자면 과거엔 위계질서에 바탕한 리더십이 지배적이었지만 지금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현대적 DNA를 심고 있다. 크로톤빌의 목적은 GE의 직원들에게 영감을 주고, 계발하고, 연결한다. 영감은 그들의 동료로부터 나온다. 연결도 동료로부터 나온다. 전체 과정은 리더십과 문화의 관점에서 완전한 변화를 위한 여정이다.
-크로톤빌이 GE의 사업이나 실적엔 어떻게 기여하나.
▶GE의 철학을 다섯가지로 요약한 ‘GE 믿음’이 있다. 이는 △고객이 우리의 성공을 결정한다 △속도를 내려면 군살을 빼라 △이기려면 배우고 적응하라 △서로 힘을 실어주고 격려하라 △불확실한 세상에서 성과를 올려라 등이다. 우리는 직원이 우리의 문화를 느끼도록 하고 싶지 위계질서를 느끼게 하고 싶지 않다.
예를 들어, GE의 알바니아 현지 엔지니어는 국경선 넘어 차로 3시간 거리의 병원에서 GE 의료기계가 작동을 멈췄다는 연락을 받았다. 그러나 알바니아는 최근 유럽 난민 문제로 차를 가지고 쉽게 국경을 통과할 수 없었다. 그래서 그는 차를 국경 주변에 세우고 수리 장비를 꺼내들고 이른 저녁 시간부터 병원까지 걸어갔다. 결국 그는 다음날 새벽 1시에 병원에 도착해서 문제의 기계를 고칠 수 있었다. 이것이 바로 GE 믿음이다. 고객을 위해 올바른 일을 하라는 것이다.
-시대 변화 흐름에 맞게 GE의 인재개발과 육성 및 리더십 개발 방식에 어떤 변화가 있었나.
▶우리는 지난해 7월 ’GE 성과개발시스템(Performance Development System·PDS) 앱‘을 개발했다. 이는 상사, 동료, 부하직원 등 누구나 앱을 통해 누군가에게 피드백을 주는 도구이다. 과거에는 일년에 한번 피드백을 받았지만 지금은 항상 피드백을 받는다. 이것은 사람의 성과를 높인다. 현재 일부 부서에만 이 앱을 적용 중이고 내년 말까지 전세계 모든 GE 임직원들에게 적용할 계획이다.
-PDS상의 피드백은 받은 사람의 상사에게도 공개되나
▶아니다. 오직 해당 임직원만 볼 수 있다. 연말이 되면 이 앱은 1년 동안 모아진 여러가지 피드백을 자동으로 분석해서 중요한 키워드를 뽑아내고 요약 보고서를 만든다. 이 보고서는 해당 임직원의 상사에게 전달된다. 그러나 이 보고서는 상사가 부하직원을 비난하기 위한 용도가 아니다. 그 사람의 성과를 미래에 개선하기 위해서 쓰인다. 그래서 이름이 성과관리시스템이 아니라 성과개발시스템이다. 이것이 바로 GE의 인사 제도가 평가 중심에서 개발과 육성 중심으로 바뀐 대표적인 사례다.
-인사제도 중 또 어떤 것이 바뀌었나.
▶GE는 피드백이라는 용어 대신 인사이트를 쓰기 시작했다. 부하직원에게 피드백이라는 말 자체는 상사의 지적이 긍정적일지 부정적일지 알 수 없어 혼돈스럽게 한다. 그러나 인사이트는 지적을 좀 더 받아들이도록 하는 속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는 인사이트를 통해 직원이 더 개선되는 역할을 한다.
또 GE는 연초마다 그 해의 목표(goal and objective)를 설정하는 게 관례였다. 그러나 지금은 1월에 세웠던 목표가 7월에 더 이상 의미가 없어질 수 있다. 그래서 우리는 재정적 수치와 같은 목표는 유지하지만 목표라는 단어 대신 우선순위(objecive)를 쓰기로 했다. 매니저들은 우선순위를 중심으로 삼고 항상 그 시점에 맞도록 우선순위를 조절할 필요가 있는지는 체크해야 한다. 기업은 얼어있으면 안되고 매우 민첩해야(nimble)해야 한다.
-GE가 차세대 리더를 양성하기 위해 특별히 운영하는 프로그램은 무엇인가.
▶크로톤빌의 모든 프로그램이 차세대 리더를 양성하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우리는 세 가지 종류의 리더십 프로그램이 있다. 떠오르는 리더(emerging leader), 경험많은 리더(experienced leader), 임원급 리더(exeuctive leader)가 그것이다. 떠오르는 리더는 팀 리더이고, 경험많은 리더는 사업부문 리더이고, 임원급 리더는 조직 리더이다. 이들은 직급에 걸맞는 지식과 기술을 필요로한다. 특히 직위가 높은 리더일 수록 복잡한 이 세계에 대해 단순화하는 역량이 매우 중요하다.
우리는 모든 리더에게 ’더 빠른 작업방식(faster works)‘을 가르친다. 이것이 바로 새로운 식스시그마와 같이 GE가 새롭게 개발한 경영기법이다. 이는 어떤 일을 어떻게 ’속도‘와 ’효과‘를 높이면서 일하는 방법이다.
-평가 방식을 바꾸고, 새로운 경영 기법을 도입하는 등 GE가 일종의 전환기에 있는 거 같은데.
▶아니다. 우리가 ’지금‘ 변화하고 있는 게 아니다. 우리는 ’끈임없이 항상‘ 변화해왔다. 그래서 우리는 ’변화(change)‘라는 단어를 쓰지 않는다. 변화라는 말에는 A지점에서 B지점으로 가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오늘날은 A지점에서 B지점으로만 가는게 아니라 C, D 등으로 계속해서 간다. 즉, 우리는 ’진화(evolve)‘한다. 우리는 진화를 멈추지 않는다. 왜냐하면 만일 당신이 진화를 멈춘다면, 당신은 퇴화하고 발전할 수 없기 때문이다.
-GE는 최근 2020년까지 세계 10대 소프트웨어 기업이 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에 대해 CLO로서 당신은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
▶기술이 세상을 변화시키고 있다. 고객은 우리가 가지고 있는 자산을 보지 않고 우리의 문제 해결 능력을 본다. 그러나 우리는 매우 특별한 자산을 가지고 있다. 제트 엔진, 파워 시스템 등의 분야에서 GE는 독보적인 지위를 가지고 있다. 우리는 이 분야들을 디지털의 힘과 결합시켜서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우리는 디지털 소프트웨어를 통해 항공기 연료 효율성을 극대화한다.
-디지털화를 위해 GE가 필요로하는 인재는 어떤 사람인가.
▶소프트웨어를 아는 사람, 하드웨어를 아는 사람, 그리고 이 두 가지를 결합할 수 있는 역량이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 우리는 실리콘벨리 샌 라몬에
[윤원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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